[삶의 향기] 가족 간 소통 불화 남의 일 아니다

등록날짜 [ 2012-06-05 19:35:31 ]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인 만큼
더 존중하며 친밀하게 교제 나누어야

고등학생인 어느 딸아이가 휴대폰을 못 찾겠다며 아버지에게 자기 휴대폰으로 전화를 좀 걸어 달라고 했다. 아버지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자 바로 옆에서 벨이 울렸는데, 주우면서 보니 아버지 호칭이 ‘왕짜증’으로 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너무 황당했지만 모르는 척하며 휴대폰을 딸에게 전해주었고, 이내 아들 녀석은 무엇으로 저장해 놓았을까 궁금해졌다. 비슷한 방법으로 알아낸 중학생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호칭은 ‘그 인간’. 그 아버지는 절망감에 충격을 받았고, 이후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3년이 지난 어느 날 딸의 휴대폰에는 아버지 호칭이 ‘내 인생의 챔피온’으로 바뀌어 있었고, 아들 역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좋은 쪽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지어냈을 것 같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사실이란다. 혹시 우리 가족이 나를 무엇이라고 휴대폰에 저장해 놓았을지 확인하는 일이 두려운 사람도 있지 않을까.

위급한 일이 생겼는데, 그 사람의 휴대폰 통화 목록에서 남편 혹은 아내로 추정할 만한 호칭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궁금해져서 주부가 주 회원인 인터넷 카페에 자기 휴대폰에 저장된 남편 호칭이 무엇인지 질문을 해 보았다.
 
절반 정도의 대답에서는 ‘남편’ ‘울신랑’ ‘자기’ ‘00아빠’ ‘여봉’ ‘내편’ ‘서방님’ 등이었고, 나머지 절반 정도의 대답에서는 ‘남의편’ ‘웬수’ ‘재수탱이’ ‘똥꼬’ ‘버럭대지마’ ‘누구시더라’ ‘머슴’ ‘어머! 웬일이야?’ ‘못난놈’ ‘누구누구 씨’ ‘동거인’ 등으로 나타났다. 마냥 우습지만은 않다.

가족 간에 마음의 벽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이제는 가족 소통을 주제로 한 공익광고까지 등장했다. 공익광고는 일반적인 상품광고와는 달리 공익성을 바탕으로 사회 제반의 문제를 인간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사회의 모든 사람에게 알기 쉽고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것이다. 밖에서는, 사회에서는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지만 정작 가장 가깝고 친밀해야 할 가정에서는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친구나 직장 동료, 교우를 대하는 태도와 배우자를 대하는 태도가 일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그들보다 더 존중하고 존경해야 할 사람이 배우자일 터다. 가깝다는 것이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한 사람, 하나님이 찾아 주신 한 몸인 부부간에 무엇이 틈타고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하신 빌립보서 2장 3절 말씀처럼, 비록 현재에는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상대방을 위해 말로든, 글로든 축복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축복과 내조 여하에 따라 그 사람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므로. 그것이 돕는 배필에게 주신 하나님의‘능력’이 아닐까.

위 글은 교회신문 <29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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