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등록날짜 [ 2013-06-05 17:13:30 ]

일본에서 홀로 생활한 지 어느새 1년이 넘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여러모로 지치고 힘든 일이 많지만, 무엇보다 가족이 그립습니다. 요즘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아내와 아이들이 SNS, 영상통화로 매일매일 소소한 일상을 전해 주어 큰 즐거움과 큰 기쁨을 얻고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도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대단한 경험과 즐거움, 새로움, 자랑거리가 되나 봅니다. 자기 얘기를 듣고 즐거워하는 아빠를 보고 아이들은 더 즐거워하니 그저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한번은 휴일에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했더니, 아이들이 예배시간에 춤췄다고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예배시간에 소란을 피웠나 걱정이 앞서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주일학교 선생님께서 “찬양하고 예배드릴 때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게 해야 한다”라고 하시는 말을 듣고, 춤추며 찬양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 같아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느 날은 아내에게 메시지 한 통을 받았는데, 주일학교 선생님께 받은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해 준 것이었습니다. 토요일에 아이가 주일학교 선생님과 함께 전도하러 나가서 선생님께 살짝 음료수를 하나 주더랍니다. 선생님은 그것을 보고 ‘엄마가 내게 주라고 했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전도할 친구에게 주려고 용돈을 모아서 샀으니 필요할 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기특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내 아이들의 모습에 비친 내 모습이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은 들은 대로, 배운 대로,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말과 행동을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내 신앙을 돌아보니 하나님을 대할 때 거룩한 척하고 기도와 예배할 때는 부지불식간에 온갖 미사여구를 다 끼워 넣으려 했습니다. ‘나는 제대로 했어.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잘한 것이겠지?’ 하며 자기만족과 위안을 삼으려 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교만이 꿈틀거리고 하나님과 관계는 점점 무뎌 가고 있지만 아무런 걱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순수한 아이들의 신앙을 보여 주셔서 내 기도와 예배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시고, 하나님과 관계를 더 깊고 깨끗하게 하라는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요즘은 제 신앙은 물론이고 삶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3:18)라는 성경 말씀이 내 삶 속에서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기도도, 예배도, 묵상도, 그 외 모든 삶의 순간에도 아이와 같은 심정을 유지하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조금씩 제 삶이 변하니 하나님은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오래되어 잊고 있던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알려 주시고, 외로운 일본 생활에서 제게 다니엘의 마음을 더해주시겠다는 감동도 주십니다. 이런 경험으로 메말랐던 감사의 눈물도 회복했습니다. 감사할 수밖에 없게 해 주시니 늘 평안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님께 고백합니다. “오늘도 아이와 같은 심정으로 주님과 교제하게 해 주세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미소 짓는 내게 주님은 이렇게 감동하십니다. “너를 위해 이 햇살도 준비했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이다!”


/이성문 집사(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4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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