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배려 속에서 희망 찾기

등록날짜 [ 2012-10-30 16:29:00 ]

경쟁구도로만 치닫는 사회 속에서
영원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출판사에서 일하다 보니 동네 서점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통계를 보면, 1994년에는 5683개였던 동네 서점이 2011년에는 1752개가 됐다. 올해 문 닫은 서점까지 계산하면 최근 8년 동안에만 70%가 없어졌다. 더구나 할인 경쟁으로 매출이 상승하던 온라인 서점들도 2010년까지 성장하다가 작년에는 수익률이 제로가 됐고, 올해에는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하고 있다. 중소형 서점에서 평균 3명이 일했다고 추정하면, 1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동네 재래시장들도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대형 마트와 골목까지 진출한 대형 슈퍼마켓과 벌인 경쟁에서 밀려 동네 재래시장이 없어지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빵집에 대해 언급하고 이를 문제 삼았다. 왜냐하면 대기업이 자회사 매장에서 빵집을 운영해 돈을 버는 것은 자유지만, 근처에 서민이 운영하는 빵집이 문을 닫으면 자영업자의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빵집으로 대표되는 서민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큰 기업은 빵이나 치킨, 피자 등을 안 팔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영역이 많은데, 작은 이익을 얻으려고 서민 영역에까지 진입해 서민의 삶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우리 교회 주변에도 성도가 운영하는 빵집, 치킨가게, 피자가게, 반찬가게, 분식집, 각종 식당 등이 있고, 안경점, 핸드폰, 정수기 등 각종 생활필수품 가게도 있다. 만약 이곳에 대형마트가 들어온다면 동네 가게는 경영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자율적인 자본주의 경쟁 체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서민을 위한 영역을 배려하는 정부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성경을 보면, 레위기 25장에 안식년과 희년에 관해 나온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육년 동안 자기 밭을 파종하며 수고하여 그 열매를 거두지만, 제칠 년째인 안식년에는 파종하지 말고 가꾸지 말며 소출을 거두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또 그해 소출은 고아와 과부와 품꾼과 객과 육축과 들짐승 몫으로 정해 놓으셨다. 부유한 자에게는 쉼을 주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에게는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함으로써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사랑과 배려를 알 수 있다.

또 희년이라는 제도를 통해, 50년째 되는 해마다 자유를 선포하였다. 노예에서 해방되고 잃었던 땅과 기업이 회복되고 빚이 탕감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이스라엘 백성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살았다.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에 안식년과 희년을 기억해 보자. 우리는 이 땅에서 삶이 힘들지라도 다음 생은 영원한 천국에서 행복하리라는 희망이 있다. 그러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이웃을 돌보며 복음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 물질에 탐욕을 부리지 말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이웃의 이익도 배려해야 한다. 예수 안에서 모두 희망을 지니는 사회가 되도록 작은 희생을 실천해야 할 때다.

/김용환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1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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