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사모함으로 충성하길 바라며
구역장이라는 큰 직분에 감사하자

등록날짜 [ 2013-01-29 15:17:02 ]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하고 청년회에서 7개월 활동하다가 결혼해 여전도회로 올라왔다. 여전도회원이 되니까 즐겁고 재미있는 예배가 있었는데 바로 구역예배였다. 구역장 한 분에 구역 식구 서넛. 금요일이면 시간을 정해 한 가정씩 방문해서 드리는 구역예배는 참으로 즐겁고 은혜로웠다.

구역장! 난 정말 구역장이 하고 싶었다. 구역  식구들과 함께 예배하며 찬양하며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맛난 음식으로 대접하며 섬기고 싶었다. 속으로 그처럼 구역장을 사모하면서도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네가 무슨 구역장이냐?” 하고 비웃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말도 못 해보고 ‘나는 자격이 안 돼!’ 하며 포기하다가도 그래도, 그래도 구역장이 하고 싶었다. 집사, 교사 등 다른 훌륭한 직분도 다 싫고 오로지 구역장만 하고 싶었다. 그렇게 간절한 나의 소망을 주님은 아셨는지 그다음 해에 내게 구역장 직분을 맡겨 주셨다. 그때 얼마나 행복했던지, 얼마나 좋았던지…. 구역 식구는 두 명. 예상과는 달리 나보다 나이가 두세 살 위인 집사님 두 분이 우리 구역 식구였다.

첫 구역예배를 인도하던 날, 얼마나 긴장했던지 예배드린 후 구역 식구들이 돌아가자 나는 이불을 깔고 그대로 누워 버렸다. 그래도 행복했다. ‘더 잘해야지, 더 잘해야지!’ 내 각오는 대단했다. 이후 노량진 시장통에 정육점 아줌마를 전도해서 우리 구역 식구가 되었다. 정육점 아줌마는 가게를 닫을 수 없어 구역예배에 올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구역 식구들과 1부 구역예배를 드린 후에, 음식을 싸서 정육점으로 갔다. 처음엔 아줌마랑 둘이 2부 구역예배를 정육점에서 드렸다. 그런데 차츰 정육점에 고스톱 치는 아저씨들이 모여들었다. 예배드리기에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그 아저씨들도 설득해서 구역예배에 참석시켰다. 찬양을 같이 하고, 성경 읽고, 대표로 구역장이 큰 소리로 기도하면 다 같이 “아멘” 했다.

정육점에서 드린 2부 구역예배가 끝나고, 나는 3부 구역예배를 드리려고 성수동으로 향했다. 아무리 전도해도 교회에 올 듯 올 듯 못 오는 친구네 집이 성수동에 있기 때문이었다. 친구네 아이 둘, 우리 아이 둘, 모두 여섯 명이 드리는 구역예배가 또 이어졌다.

비가 와도 갔다. 아이 업고 택시 타고 그렇게 3부 구역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면 저녁이 되었다. 고스톱 치는 아저씨들, 불신자 친구들의 자녀까지 빽빽이 구역예물 봉투에 이름을 쓰고, 예배 참석 여부를 체크한 후 예물주머니에 넣는데 예물 드리는 시간 또한 행복했다.

영혼을 살리는 일선에 선 구역장, 이 얼마나 아름다운 직분인가? 2013년에는 구역장님들의 눈부신 활약이 기대된다.

기도가 살면 영혼이 산다. 구역이 살면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면 교구가 산다. 구역장으로 세우신 하나님 아버지와 담임목사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자.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너에게 큰 일을 맡기리라” 하시며 하나님께 칭찬받는 구역장님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박춘삼 교구장(10교구)

위 글은 교회신문 <32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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