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존댓말 쓰기 교육을 권장하며
언어 폭력이 난무한 시대에 여과장치 역할 할 수 있어

등록날짜 [ 2013-04-16 14:20:49 ]

부모는 자녀가 처음 말을 하면서부터 취학하기 전까지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존댓말을 가르친다. “~했어요” “~하면 안 돼요” “아빠 갖다 드리세요” 하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본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지 아이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서 사용하다가 차츰 말을 놓는다. 물론 다른 어른들에게는 계속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유독 자기 부모에게는 말을 놓는 예가 많다.

존댓말을 사용하는 관계에는 부부, 선후배, 연인, 형제자매간 등 여러 형태가 있다. 시대가 변했으니 나이 차이가 나도 꼭 존댓말을 써야 할 필요는 없다. 또 말을 놓으면 서로 친밀도를 높이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부모자식 간에는 꼭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주님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20:12)고 하셨다. 아이들에게 “너는 부모를 공경해야 해”라고 말하기 전에 우선 공경하는 말부터 몸에 배도록 올바르게 교육해야 한다.

어린아이일수록 부모가 가르친 대로 따라 한다.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그것이 결국 아이의 잘못을 돕는 셈이다. 존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가 잘못되거나 나빠진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짜증 나고 화날 때 함부로 말을 내뱉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평소 존댓말을 쓰던 아이는 말을 조심하는 여과장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말을 쏟아낸다. 아이들 스스로 그런 말을 쓰는 것이 잘못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세 치 혀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라고 어려서부터 철저히 가르친다면, 아이는 말을 다스리는 힘이 생기고, 이것이 곧 행동을 제어하는 절제력을 길러 준다. 바른 언행 습관의 결과는 바른 품격과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는 기본 토대가 된다.
점점 더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예의가 무너지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존댓말은 올바른 아이로 키우는 아주 좋은 약이다. 존댓말을 하면 억지로라도 어른에게 예의를 지키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 다른 예절도 지키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존댓말로 개인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어른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법을 배운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소리로 나타낸다. 갈라진 작은 틈을 방치하면 커다란 둑도 무너뜨리듯이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인격과 품성을 완성하는 데 ‘말’이 걸림돌이 되지 않게 이끌어 주어야 한다.

잠언서 22장 6절에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말씀하셨다. 부모에게 쓰는 존댓말은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며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김창윤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3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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