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진정한 상류층 자녀로

등록날짜 [ 2013-06-12 10:06:53 ]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결혼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인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한 생명을 키워 내는 일에 비하면 말입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아는 것이 병이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녀를 잘 키워 보겠다고 열심히 읽은 교육서들 때문에 오히려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교육서 내용이 잘못되었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다듬어지지 못한 내 인격과 지식이 부딪쳐 싸우는 소리가 시끄럽기 때문입니다.

교육서에서 읽은 내용이 정말 유익하고 좋은데, 그것들을 실천하기는 어찌 그리 어려운지 모릅니다. 자기 자신과 끊임없는 싸움이 부모들 내면에서 벌어집니다. 머릿속으로는 인내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아는데도 두 번, 세 번 참다가는 이내 폭발해 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머릿속에서는 교육서에서 읽은 대로 ‘이렇게 말해야지’ 하는데, 어느새 입술에선 습관에 젖은 언어가 나와 버려서 그르칠 때가 많습니다.

언행일치는 자녀에게 삶의 본을 보여야 하는 부모에게 있어 기본적인 소양일 텐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비단 기도로, 전도로, 충성으로 본을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습관이나 예절, 어법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예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구 쓰는 ‘헐’이라는 말도 욕설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쓰지 말아야겠습니다.

‘아직 어린 것이 도대체 누구한테 배워서 저렇게 맹랑하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할까’ 싶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거의 부모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부모는 나날이 줄어가는 기억력 세포 탓에 자신이 그렇게 말했는지 기억조차 못 하지만, 자녀는 부모가 순간에 내뱉은 작은 말조차 어쩌면 그렇게 잘 듣고 오래 기억했다가 정말 명확한 타이밍에 그 말을 똑같이 내뱉는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자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우리 부부도 깜짝 놀랄 때가 많고, 주변 부모들에게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합니다. ‘악한 자라도 자기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안다’고 했는데, 크리스천으로서 매사에 조심해서 하나님과 자녀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빈곤층 아이들은 텔레비전에서 쇼, 오락, 스포츠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거 안 해 주면 죽어 버릴 거예요”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중산층 아이들은 주로 뉴스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이거 하면 뭐 해 줄 건데요?”라며 조건을 제시하고는 눈을 반짝인다고 합니다. 상류층 아이들은 텔레비전을 아예 안 보거나 선택하여 시청하며, “제가 뭘 도와드릴까요? 필요한 게 뭐예요?”라고 정중하게 말한다고 합니다.

“어머! 어머!”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부모들이 많으시겠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이 이야기가 어떤 기준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기도하고 전도하고 충성하며 바삐 사는 우리 성도를 보면 자녀는 이미 상류층 교육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땅에서 잘사는 것뿐만 아니라 영혼의 때를 위하여 기도하고 전도하며 충성하는 것이니, 이 땅에서 잠시 누리는 상류층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이지요. 


/김영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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