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부정부패, 정녕 끊을 수 없는가
그리스도인이 먼저 의를 행해야

등록날짜 [ 2013-08-27 11:45:55 ]

부정부패와 관련한 사건 중에 원전 비리만큼 대대적이고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범죄도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원전 마피아라는 별칭까지 얻었을까. 한수원 관계자와 원전업체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저지른 그야말로 비리의 오케스트라였다. 당장 그 여파가 국가 전력수급에도 지장을 주고 있지 않은가.

국회는 원전 비리가 재발하지 않게 관련법 개정안 마련에 분주히 움직였고, 관련 분야의 법제업무를 맡은 필자도 국회의원이 의뢰한 법률안을 입안(立案)하느라 더불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현행법에 비리범 처벌을 강화하는 등 재발을 방지할 각종 장치를 보완했다.

물론 이런 보완책들은 앞으로 원전 관련 비리를 줄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하지만 법 제도를 잘 마련해 놓았다 해도 뇌물수수 행위 자체가 계속 존재하고 관련 비리를 입막음하면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시스템적 보완책 외에도 중요한 요소로, 직무 행위자에게 도덕적 자질과 청렴성이 필요하다. 이는 곳곳에 도사린 부패 유혹을 스스로 떨칠 수 있는 귀한 인격적 요소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 팽배한 부패 친화적 환경을 보면 도덕성을 일관되게 고수하는 일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공공부문, 민간영역 할 것 없이 혈연·지연·학연에 기반을 둔 비틀린 온정주의 폐습이 사회의 공정한 시스템을 망가뜨려 부당 이득과 출세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공직자 뇌물수수, 특권층 비리, 교육비리, 사정기관 부패 스캔들, 세금 비리, 기업 담합, 의료계 리베이트 같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 비리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2013 아시아 부패지수에서 부패도가 상당히 높은 국가로 우리나라가 분류됐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싱가포르, 호주, 홍콩이 가장 덜 부패한 나라로 분류됐고, 한국은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는 조금 앞섰을 뿐 아시아선진국 중에선 꼴찌나 다름없었다. 우리나라가 과거 전 국민적 노력으로 외적인 경제 성장을 거두었다 해도, 도덕성과 윤리관이 국민의식 속에 핵심 미덕으로 자리 잡지 않으면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절대 합류할 수 없다.

부정부패는 일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회악으로서 타인의 손해와 희생을 담보 삼아 재물과 이익을 취하는 범죄 행위고, 원칙과 공정을 훼손하는 중대한 반칙 행위다. 하나님은 반복적으로 부패와 타락을 저지른 대가가 어떤지 명명백백 말씀하신다.

“하물며 악을 저지르기를 물 마심 같이 하는 가증하고 부패한 사람을 용납하시겠느냐”(욥15:16).

“그들은 기브아의 시대와 같이 심히 부패한지라 여호와께서 그 악을 기억하시고 그 죄를 벌하시리라”(호9:9).

비리가 만연한 세상에 우리 기독교인이 담당할 역할은 분명하다. 부정부패가 더는 관영하지 못하게 각자 몸담은 처소에서부터 그리스도인으로서 영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택한 백성의 나라로서 그 자격에 걸맞게 의(義)와 공도(公道)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말이다.


/문심명 집사
제28남전도회
국회 법제관

위 글은 교회신문 <35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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