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장애인 아들을 둔 부모 마음

등록날짜 [ 2013-10-29 10:36:44 ]

아들 능기는 올해 36세이며 정신지체 1등급인 PKU란 병을 앓고 있다. 정상아로 태어났지만, 뇌 발달효소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 약해 뇌 기능 발달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지금은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하면 정상아로 자랄 수 있는데, 36년 전만 하더라도 방법이 없어 정신지체가 됐다. 치료할 수 있는 병을 치료하지 못해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아들. 이런 장애인 아들을 둔 고통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알게 됐고, 연세중앙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은총을 놀랍게 체헴했다.

능기가 6세 때, 언어 치료 센터에서 우리 아들과 같은 병을 가진 아이 부모를 만났다. 한국에서는 PKU를 치료하는 병원과 의사가 없으니 일본에 가서 치료하라고 했다. 아들의 병을 고치려 낯선 일본으로 갔다. 병원에서는 이미 치료가 늦었다며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했다. 한국에 와선 남편이 의사여서 전공의사에게 부탁했더니 S병원에서 치료를 해 주어 PKU는 완치했다.

능기는 베드로학교 특수부 유치원을 시작해 유치 2년, 초등 6년, 중.고등 6년까지 학교에 다녔다. 다루기 힘든 장애로 가족 모두 힘들었다. 특수학교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모두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많은 사람이 너무나도 어렵게 장애인 자녀를 키우지만, 특별히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라고 알려 주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감사하게도 나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며 살았다.

능기는 22세까지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받았고 36세가 되어서는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능기와 달리 치료 시기가 긴 장애인도 많다. 이렇게 보면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천국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 잘했다 칭찬 받을 날을 고대하며 사는 것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삶일 것이다.

장애인 부모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님께 특별한 선택을 받은 분들”이라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병든 자녀를 잘 길러 달라”고, “우리를 택한 하나님의 마음을 잘 이해하라”는 것이다. 우리에겐 그들을 잘 키울 특별한 은사가 있기에 주님이 우리를 택하셨다는 긍지를 가지고 기도로 무장해 천국 가서 잘하고 왔다 칭찬받는 부모들이 되길 기도한다.

능기는 외모로는 장애인 같지 않다. 그런데 말을 시키면 버벅거리고, 소리 지른다. 장애인은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만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모르는 사람이 옆에 있거나, 알은체하면 오히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친구들을 만나면 적당히 알은체하고 거리감을 두고 지나가는 것이 좋다.

능기는 이제 대소변도 가리고, 옷도 자기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입을 줄 안다. 예배와 기도도 알게 되어 교회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면서부터는 교회복지실 사랑부 교사들이 잘 섬겨주고 기도해 주어서 제법 똑똑해졌다. 자기 물건을 챙길 줄도 아는 모습을 보고 제법 사물을 알아보는 식견이 생긴 것에 감사드린다.


/김세련 성도
  바오르요양병원 행정원장
  교회복지실 부모회

위 글은 교회신문 <35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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