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이유

등록날짜 [ 2016-08-23 11:25:17 ]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1907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 해다. 33도를 넘는 한낮 폭염이 지속되고 밤에도 25도를 웃돌아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룬다. 주말을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일 거라고 하는데 적어도 9월까지는 덥지 않을까 싶다. 폭염 지속 원인은 여러 가지다.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해 나타나는 지구온난화 현상설, 한반도 남동쪽에 자리한 고기압이 열기 배출을 막는다는 열돔 현상설 등등. 어쨌든 에어컨 없이는 여름 나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지인이 최근 내게 속내를 털어놨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높은 성과를 냈는데도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어 자괴감에 빠졌다는 내용이다. 요즘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여유 있게 일한다고 한다. ‘주는 만큼 일하겠다는 소심한 복수랄까. 그런데도 여전히 손해만 본단다. 과로 탓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얻어 매일 약을 먹어야 해서다. 하나님을 믿지만 삶의 무게에 짓눌려 낙담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낙담은 잠시뿐. 육신이 힘들고 아프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을 더 간절히 찾게 된다고 고백한다.

나는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수술 후 통증 탓에 잠 못 이루고 힘들어할 때,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들으면서 잠을 청했다. 퇴원하면 교회에서 열심히 충성하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구원의 감격을 유지하기 어렵듯, 충성하리라는 각오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세중앙교회 찬양대는 날씨나 개인 사정에 상관없이 주일과 수요일 저녁에 항상 연습한다. 때로는 피곤하고 힘들다. 하지만 피곤을 이기고 진실하게 찬양하다 보면 영혼의 기쁨과 자유함을 회복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또 가사를 생각하면서 찬양하다 보면 하나님 말씀에 은혜받아 회개하고 그렇게 살 힘을 달라고 간구하게 된다.

최근 은혜받은 찬양인 <은혜 아니면> 가사를 생각해 본다. 갈라디아서 220절이 곡 배경이다. 나는 죽고 예수만 내 안에 사는 삶을 고백한다.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십자가의 그 사 랑 능력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중략) 이제 나 사는 것 아니요 오직 예수 내 안에 살아 계시니 나의 능력 아닌 주의 능력으로 이제 주와 함께 살리라.”

가사를 반복해 부르며 오직 예수로 살지 못하고 내 생각과 의지대로, 육신의 소욕대로 산 지 난날을 회개한다. 가사 자체가 나의 찬양이 되고 나의 고백이 된다.

또 다른 곡인 <마라나타>는 요한계시록 2220절을 배경 삼아 말세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자세를 노래한다.

마라나타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중략) 우리 주님 다시 오실 길을 만들자 십자가를 들고 땅끝까지 우린 가리라 우리 주님 하늘 영광 온 땅 덮을 때 우린 땅끝에서 주를 맞으리.”

<마라나타>를 처음 찬양할 때 무척 부담스러웠다. 주님이 다시 오신다는 성경 말씀을 알고는 있지만, 내 실상은 예수님을 기다리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복해서 부르다 보니 신앙 본질을 깨닫고 주님을 기다리는 신앙생활, 십자가를 지고 땅끝까지 기도하고 전도하면서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됐다.

폭염에도, 각자 힘든 삶의 고난과 고통에도, 인생 마지막까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말세가 가까워 올수록 예수로, 은혜로 충만하자. 각자 맡은 직분에 충실하자.


/김용환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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