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맡은 영혼 위한 기도가 곧 나를 위한 기도

등록날짜 [ 2018-09-20 10:33:28 ]

아버지와 남동생의 갑작스러운 변고에도
내 사정보다 섬기는 영혼 위해 기도했더니
모든 어려움 하나님 방법으로 해결되고
기도했던 아이들도 한 명씩 주님께로 돌아와

모태신앙이지만 스물셋에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은혜받으며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났다. ‘왜 이제야 연세중앙교회에 왔을까?’ 마음 아파 가슴 치며 후회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10대 학창 시절에 은혜받고 눈물로 기도하는 우리 교회 학생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그때 서원을 했다. 주님이 기회를 주시면 교회학교 교사로 충성하겠다고. 나처럼 후회하는 친구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후 10여 년이 흘렀고 감사하게도 주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올해 교육국 초등부 요셉학년(1·2학년) 교사로 임명돼 신입반 아이들을 맡았다.

교사는 담당아이들이 주일예배를 잘 드리도록 관리하고 기도해 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맡겨 주신 영혼이 주일예배에 빠질까 염려해서 일주일 내내 마음 졸이고 주님 앞에 무릎 꿇지 않으면 안 되는 직분이었다.

어버이날 하루 전인 5월 7일, 전 교인 작정기도회에 참여해 기도하는데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기도 시간인 줄 아실 텐데 왜 전화하셨을까?’ 의아해하며 ‘기도회를 마친 후에 연락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전화가 계속 울렸다. 전화를 받았더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지연아, 아빠가 지금 몹시 아프다.”

어머니께 이 사실을 알렸고 위급하신 아버지는 119를 타고 병원에 가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가 집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셨는데 당시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다행히 혼자 정신을 차리셔서 내게 급히 전화하신 것이다. 병명은 뇌출혈. 뒤로 넘어지면서 정신을 잃으셨지만 주님이 깨워 주시고 살려 주셨다고밖에 할 수 없는 이적을 체험하셨다.

며칠 후, 교회를 등졌던 남동생이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 코뼈가 부러지고 눈 안에 있는 뼈 두개가 부러져 눈동자를 건드려 눈에서 며칠간 피가 멈추지 않았다. 실명 위기에 처해 대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한꺼번에 일어난 아버지 뇌출혈과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의 사고 소식에 절망했다. 눈에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와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다. 그런데 기도하려고 무릎 꿇으면 내 사정보다 신입반 아이들을 위한 기도가 먼저 나왔다. 한 주, 두 주 안 나오더니 관리대상이 된 불신 가정 아이들이 안타까워 가슴 치며 울었다.

두 달 후, 이번까지 총 세 번 뇌출혈을 겪어 병원에서 걷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아버지는 혼자 힘으로 일어나서 움직일 정도로 회복하셨다. 온몸이 아파 통증으로 잠 못 자던 증상도 사라졌다. 또 실명이 우려되던 남동생은 직장에 다시 나갈 정도로 회복했다. 주님이 하신 일을 목도하니 신입반 아이들을 위해 더욱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자 매주 목요일 신입반 교사들이 모여 명단을 작성하고 한 명씩 이름을 불러 가며 합심해서 기도했다.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던 아이들은 정회원반 친구에게 전도받아 다시 교회에 오고, 관리회원이던 아이들을 노방전도 하다가 만나고, 길을 오가다 만나는 등 다시 찾아올 기회를 주셨다. 그렇게 신입반 아이들이 한 명씩 돌아오고 정착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고 미련한 신입교사인 나는 아이들의 영혼을 놓칠까 봐 두렵고 떨린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주님께 나아가 아이들을 마음에 품고 계속 기도할 것이다.

아이들 영혼 살려 달라는 기도가 아버지를, 내 동생을, 그리고 나를 살렸기에.


/서지연 집사
초등부 요셉학년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59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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