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오늘도 ‘BMW’타고 출·퇴근합니다

등록날짜 [ 2018-11-14 14:14:49 ]

만원 버스(B) 지옥철(M) 뚜벅이(W) 빗댄 말
평소 세상에서 지켜야 할 예의 매우 중요시
큰 소리 통화에다 임산부석이나 노약자석 앉은
건강한 사람 보며 ‘양심도 없네’ 속으로 비난
 
예배시간 늦고 도중에 스마트폰에 정신 팔고
정작 하나님께는 순종 못 한 예의 부끄러워
 
매일 ‘BMW’를 타고 출퇴근한다. 소가죽으로 만든 안락한 시트에 앉아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휘파람을 불며 신나게 운전하는 ‘BMW’를 상상하는가. 하지만 내가 타는 ‘BMW’는 하루하루가 고통인 곳이다. 
나는 매일 만원 버스(‘B’us)를 탄 후, 짐짝처럼 지하철(‘M’etro)에 몸을 실었다가, 인파 가득한 거리를 걷는다(‘W’alking). 
이 BMW를 타면서 원칙 한 가지를 세웠다. 같이 타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이라도 예의를 갖추자는 것.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BMW를 타기 전 깨끗하게 목욕하고 반듯하게 옷을 다려 입는다. 탑승 후엔 두 손은 가슴에 모으고 엉덩이를 약간 뒤로 빼서 최대한 주변인과 신체 접촉을 피한다. 혹시 모를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좁은 BMW에서는 내가 세운 원칙과 거리가 멀게 행동하는, 예의 없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공공장소인데도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눈다. 심지어 내 옆에 앉은 이는 하차할 때까지 끊임없이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해댄다. 또 냄새나는 음식물을 지하철 안에서 먹거나, 임산부 배려석이나 노약자석에 건강한 사람이 앉아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속으로 그들을 비난한다.
‘어떻게 저렇게 행동하지? 양심도 없네.’ 
이처럼 나는 세상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매우 중요시한다. 그런데 하나님과 관계에서는 얼마나 예의 있게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주일 예배에 옷을 대충 챙겨 입고 온다. 담임목사님이 강단에서 예배 시간에 늦지 말라고 그렇게 간절하게 말씀해도 예배 시간에 종종 늦는다. 예배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고, 때론 스마트폰을 두드려가며 사사로운 세상 소식에 관심을 둔다. 
또 주님 것을 드리는 일과 주님 일을 위한 충성 시간에 감사치 못한다. 입술로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주차하지 말라는 곳에 차를 세우는 등 교회 규칙을 어긴다. 
세상에서 예의 없는 사람을 비난했는데. 한 해를 돌이켜보니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버릇없는 세상 사람보다 더 부끄럽고 예의 없이 살아왔다.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한다고 했는데(고전13장) 입술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실제 행동은 무례함을 넘어 방자함의 극치를 보였다. 
예배 시간에는 하나님께 예의를 지켜 정성을 다해 설교 말씀을 경청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내 예배를 받지 않으시면 내 모든 행위는 헛수고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님께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내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줄은 안다. 하지만 머리로는 분명히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하나님 말씀에 뜨거운 가슴으로 순종하지 못했다. 부끄럽다. 
2018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남은 기간 하나님과 관계, 사람과 관계를 잘 마무리하고, 하나님께 드리지 못한 예물 결산도 서둘러야겠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함께한 이들을 더욱 사랑하며 섬겨야겠다. 사람을 대하는 예의뿐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는 예의 있는 자로 살아가길 기도한다.
 

/ 송호동 집사(27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59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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