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관제와 같이 부음이 되고

등록날짜 [ 2021-12-22 13:28:55 ]

몇 달 전 주일예배를 드릴 때였다. 설교 시간 스크린에 비춰진 담임목사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기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또 담임목사님 연세를 고려하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생명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주님이 주시는 담임목사님의 목회 열정 덕분이구나.’ 육신의 한계를 초월해 ‘죽으면 죽으리라’ 일사각오의 일념으로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성도를 지켜 내고 싶은 목회 열정을 설교 말씀을 통해 전달받으면서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딤후4:6)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 목사님도 바울과 같이 주님 나라를 위해 충성스럽고 알뜰하게 쓰임받고 계시는구나!’ 뜻밖의 깨달음에 가슴 벅참을 경험했다.


은혜받은 내용을 적어 ‘연세가족 가정예배 은혜나눔’ 번호로 발송하려고 했다. 주님이 간증을 써서 보내라는 마음을 주셨으나 내 생각을 써서 보내는 우를 범하면 안 될 것 같아 주님께 다시 기도했다. ‘주님, 주님이 주신 글감이 맞습니까? 제 생각이면 보내지 않겠으니 감동을 주세요.’ 기도를 마치자마자 주님이 확신을 주셨다. ‘설교 말씀을 듣다가 깨달음을 받은 후 통성기도 시간에 울면서 주님이 나를 만나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했잖니.’ 세심하게 감동하시고 인도하시는 주님께 감사했다.


그 후로도 주님께서는 “관제와 같이 부음이 되고”라는 말씀이 소멸되지 않도록 계속 감동을 주셨다. 하루는 집을 성전 삼아 기도하려고 방에서 기도 음악을 최대치로 하여 틀어 놓고 방언으로 긴 시간 기도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권면하시기를 ‘한낱 미물인 짐승도 자기를 보살펴 주는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하물며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에게 생명 갖도록 섬겨 주고 그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 밤낮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겠니’라고 물으셨다. ‘네 목자를 위해 기도하는 데 목숨을 걸라’는 강한 감동을 기도 중에 주신 것이었다.


10년 전, 새가족 시절. 여름과 겨울마다 열리던 흰돌산수양관 성회는 내게 참으로 복된 기회였다. 3박 4일 동안 은혜를 듬뿍 받고 성회를 마치면 ‘기도해야 한다’는 감동을 받아 성회를 마친 목요일 저녁 곧바로 교회에 오곤 했다.


그런데 성회 다녀와서 몸이 너무 피곤했는지 의자에 앉아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그 자리에서 스르르 단잠이 들어 버렸다. 한참을 자다가 깨어나니 한밤중이어서 서둘러 집으로 온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육신의 요구대로 살던 습관 탓에 매일 기도생활을 실천하며 산다는 일이 참 버겁게 느껴졌는데, 몇 년이 흐른 지금은 기도의 비밀을 알고 비전을 품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나님께 간구하게 되다니….


관제와 같이 부어진 목자의 땀과 눈물 그리고 진실한 사랑이 내 삶에서 열매로 맺어진 것을 깨닫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기도하는 사람으로 바꿔 주신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며 주의 사자 담임목사님께도 참으로 감사하다. 내 영혼의 때를 위해, 다른 이들을 섬기기 위해 중보기도 하며 나 또한 진실한 기도로 풍성한 열매를 거두기를 소망한다.



/오지영
(58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2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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