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사랑의 심방

등록날짜 [ 2022-01-04 13:54:07 ]

며칠 전 ‘단계적 일상회복’이 중단됐으나, 예배드리기를 사모하는 연세가족들은 방역 사항을 철저히 지키면서 성전으로 향하고 있다.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입장할 수 있고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앉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예루살렘성전이 메워져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가정에서 추수감사절 성회 USB를 틀어 놓았다. “스무 번까지 반복해 들으라”는 목자의 당부에 순종해 듣고 또 들으니 코로나 시대에 영혼 사랑하는 주님의 애절한 심정이 내 마음에도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주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같은 부서 남전도회원들을 찾아가 섬겨 보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버스로 가면 삼십 분 거리에 살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만나지 못하다가 그동안 문자로 조금씩 대화를 이어 가곤 했다. 하루는 주님이 감동을 주셔서 빨간 자두를 사서 교회신문과 사랑의 글을 적어 집으로 부쳐 주었다. 집까지 찾아오는 걸 부담스러워하니 주님께서 담임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선물도 택배로 발송하곤 했다. 선물을 받을 때마다 짤막한 문자로 고마움을 표시하기는 했으나, 만나거나 통화하는 일을 꺼려하기에 더 깊이 있게 기도하지 못해 아쉽던 차였다.


A씨가 사는 아파트 위치라도 알아볼 겸 주소지를 들고 찾아 나섰다. 여기저기 물어 가면서 오후 1시경 주소지 문 앞에 도착했다. 잠시 기도한 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혹시 아내나 누군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관리실에 들러 문의했더니 회원이 사는 곳은 분명했다. 그냥 돌아갈 수 없어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겼다. 잠시 후 짤막한 답변이 왔다. 중소기업 회사원인 자신과 부인이 맞벌이를 하고 있어 맞을 수 없었다는 내용…. “꼭 이번 주에 교회에 오시라”고 당부했더니 “코로나가 끝나면 조만간 나가 보리라”며 연락이 왔다.


B씨 역시 심방에 응하거나 만나기를 부담스러워했다. 직장 점심시간에라도 잠깐 만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으나 오지 말라고 하기에, 과일 상자 속에 짧은 메모를 남겨 보냈더니 오랜 침묵을 깨고 잘 받았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심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직장 근처까지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근무지 가까이 가니 멀리서 낙엽을 쓸고 계셨다. 코로나19 사태 전 남전도회 모임방에서 함께 식사하던 기억이 났다. 인사를 했더니 먼 곳에서 찾아온 줄 알고 차를 대접하려고 했으나 간단히 기도만 하고 가겠다고 했다. 독신인 그에게 선물을 전해 주면서 “육신은 잠시 살다가 백 년도 되기 전에 떠나야 하지만 우리 영혼은 영원한 천국과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며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피 흘리신 주님께 믿음으로 예배드리고 신앙생활 잘해야 천국 갈 수 있는 믿음을 소유할 수 있다”며 짧은 시간 간절히 말씀을 전한 후 손을 잡고 기도해 주었다.


C씨도 연락이 거의 되지 않다가 잠시 통화하려면 아주 짧게 용건만 말하고 끊어 버렸다. 마음 문을 열지 않으므로 하나님께 인도받기를 간구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만나 보니 아주 성실하게 보였다. 짧게 기도해 주고 주일에 예배드리러 교회에 오시라고 권면했다. 


며칠 뒤 교회에서 쌀과 마스크를 전해 주기로 해서 재차 방문했다. 근무 일정상 만나기 어려워 입구에 두고 갈까 하다가 기도 중에 주님께서 지혜를 주셔서 밤새 근무하고 아침 퇴근할 때 얼굴을 보면서 전달하기로 했다. 새벽 공기가 쌀쌀하고 귀가 시렸지만 C씨를 만나는 기쁨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멀리서 퇴근하여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차에서 내려 인사했더니 놀라는 표정이었다. 쌀과 마스크를 전해 주면서 교회 나오라고 하니 코로나가 안정이 되면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심방을 통해 주님이 일하셨다. 직접 만나 보니 문자와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을 때와 달리 영혼 사랑하는 마음이 더 깊어졌다. 그들을 위한 기도도 더욱 간절해졌다. 심방을 마치고 돌아올 때 몸은 조금 고됐지만 마음에는 주님의 위로를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주님은 전도하시려고 이 땅에 오셨다. 죄 아래 살다가 멸망할 영혼들을 위해 대신 십자가를 지시며 물과 피를 쏟아 주셨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악한 영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영혼들을 사냥하려고 우는 사자처럼 노리고 있다. 무거운 걸음을 움직여 움츠렸던 영혼들이 하나둘 교회에 와서 눈물로 회개하기를…. 진실하게 예배드리고 말씀 들으며 은혜를 듬뿍 받아 천국 갈 믿음의 성도들이 다 될 수 있도록 주님처럼 섬겨야겠다.



/최화철

협력안수집사

(4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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