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일상의 소중함과 감사

등록날짜 [ 2022-03-09 14:47:36 ]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폭증하고 있다. 폭증의 틈바구니 속에 아내도 그 화살을 비켜 가지 못하고 말았다.


밀접접촉자인 나는 부랴부랴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선별 검사소에서 두 딸과 검사를 받았다. ‘아직 회사에서는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온 상황이라 확진이 확인되면 큰 민폐인데….’ 전전긍긍하는 마음으로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다행히 나와 딸아이 3명 모두 음성(정상)으로 판정받았지만, 우리 가족 모두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이때부터 평소 가 보지 않던 길을 가게 되었다. 아내는 안방에서 두문불출해야 했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말하면 문 앞의 탁자에 올려놓곤 했다. 매 끼니와 후식을 준비하고 자가격리하는 애들 식사까지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네 식구가 집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쌀이 줄어드는 속도는 평소의 몇 배에 달했고 며칠 전 분리수거를 했는데도 또다시 분리보관함이 가득 찼다. 치운다고 치워도 집 안 곳곳은 금세 흐트러지기 일쑤였고, 머릿속은 ‘오늘은 뭘 해 먹어야 하는지’ 고민으로 가득했다.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짜증과 목소리만 높아져 갔다.


드디어 아내는 격리를 마쳤고 회사에 복귀하게 되었다. 가족 모두 별 이상이 없어 평상의 삶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격리 기간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반면에 일상의 감사를 깨닫고 반성도 많이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먼저, 아내에게 무척 감사하다. 짧은 기간 집안일을 A부터 Z까지 다 해 보니 그게 보통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일하랴, 애들 돌보랴 바빴을 텐데도 우리 집이 돌아가는 데는 아내의 헌신과 사랑이 있었다. 함께 살아온 세월 동안 도와준다고 도와줬으나 직접 해 보니 아내의 삶과 고단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 격리 기간, 작은딸 방에서 눈치(?) 보면서 자다 보니 내 방에서 아내와 함께 편하게 한 이불 덮고 사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함인지.


또 하나는 반성의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엄마를 도와주도록 당부하거나, 집안일에 대해 많이 경험하지 못하도록 한 점이다. 집안일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필 줄 아는 능력을 키워 준다’고 한다. 격리 기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공부만 강조하고 그동안 공감이나 배려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음에 작은 회한이 밀려왔다.


무엇보다도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사람은 ‘매일 얼굴을 보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행하는 일’이라고 한다. 2022년 감사한 마음으로 내 가족과 이웃에 적극 사랑을 행하며 살면 좋겠다. 주님께서도 사랑할 것을 당부하셨다.



/송호동 집사

(22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73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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