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노엽게 하지 마라

등록날짜 [ 2009-05-11 18:02:56 ]

한국처럼 자식에 집착하고, 아이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나라도 없다. 워낙 경쟁논리가 심하고, 사람을 능력과 직업에 따라 평가하는 서열화 사회라 그런지 한국 부모들은 자식의 성공에 목숨을 건다. 작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사교육비로 지출한 돈은 대략 20조 9천억원이다. 부모들은 오로지 자녀교육을 위해 학군이 좋고, 학원이 몰려 있는 동네로 이사 다니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심지어 자녀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유흥업소 일을 하는 엄마들도 있다니 그러한 헌신을 어느 나라 부모들이 따라오겠는가.

부모의 일방적 사랑은 아이를 병들게 한다
하지만 자식의 장래 직업과 전공을 부모가 정해서 준비시키고, 어려서부터 소질이나 적성에 상관없이 예능이나 외국어를 가르치고 강요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 부모들은 장차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알고 고마워 하리라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놀이나 하고 싶은 것을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류층일수록 자식의 삶을 설계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프로그램을 조직화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는 일종의 매니저 역할을 부모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자식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분명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식의 삶을 부모의 것과 동일시 하면서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성취하려는 이기적 마음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자식을 부모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시키면서 괴로움을 주기 쉽다.
2008년 말 모 국회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19세 이하 소아·청소년들이 정신질환으로 의사의 진찰이나 치료를 받아 지출한 돈의 액수가 3년 만에 120.5%나 증가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주원인은 과도한 입시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한다. 또한 2008년 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질병 통계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서 7~9세 학령기 아동의 정신질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나타났다. 강남구의 학령기 아동 중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인구 100명당 3.85명이라 하니 아이들의 고통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먼저 성경의 교양과 훈계로 아이를 양육하라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과도한 학업부담과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을 강요하는 부모의 기대심리가 아이들 정신질환의 주원인이라고 강조한다. 설사 모든 과정을 아이가 묵묵히 견디고 부모의 기대처럼 성장한다고 해서 과연 자식을 잘 키웠다고 할 수 있을까? 인격적 성장보다 학업 성적만을 절대시하는 현 입시위주 교육은 필연적으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게 만들면서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남을 짓밟는 삐뚤어진 사람을 만들기 쉽다.
성경은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엡6장4절)고 말한다. 이 말은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내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기준삼아 아이를 양육 하라는 뜻이다. 자식 교육에서 먼저 강조해야 할 것은 성경에서 배울 수 있는 도덕과 지혜로 아이의 인격을 채워주는 것이다. 한번 내가 부모로서 내 이기적 생각을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반성해 볼 일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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