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꽤 괜찮은 우리나라

등록날짜 [ 2010-11-24 13:03:00 ]

최근 G20 회의 개최, 아시안게임 선전 보며
60년 전 폐허 속에서 이룬 발전 자랑스러워

#1.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의 일이다. 다양한 국적 학생들이 한국에서 대학진학을 목표로 먼저 어학연수 과정을 밟고 있었는데 나이로 보면 스무 살 안팎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어 교재에 ‘제주도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매 학기 이 부분을 공부할 때면 유난히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학생들이 있었다.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몽골 학생들이다. 한 반에 서너 명쯤 섞인 몽골 유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선생님, 몽골 알아요? 우리 몽골 정말 좋아요. 예뻐요” 하며 엄지손가락을 번쩍 쳐든다. 초급반 학생들은 짧은 한국어 실력으로 다 말하지 못한 몽골의 자연을 칠판에 그림으로 펼쳐 놓기도 하고, 가방을 뒤져 몽골 자연을 담은 사진을 꺼내 보여 주기도 한다.

한 반에서 공부하는 다른 나라 유학생 친구들은 자기 나라 자랑에 여념 없는 몽골 친구들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몽골이 뭐가 그리 대단하냐? 하나도 안 부럽다’는 눈빛이 역력하다. 한국어 교사인 나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과 호수, 맑은 하늘이 아름답다고 쳐도, 경제적으로 보면 잘산다고 말하기 어려운 자기 나라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열렬하게 자랑할 수 있을까? 외국에 나간 우리나라 유학생들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대한민국을 자랑하고 있을까?

#2. 지난 11월 11~12일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세계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2008년 11월 처음 열린 G20 정상회의를 미국과 유럽에 속하지 않은 나라에서 개최한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이고, G20 회원국과 각 지역 대표로 초청한 5개국, 유엔.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국제노동기구 등 7개 국제기구 대표 등 정상급 인사 33명이 한자리에 앉아 환율 문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한 자리였으니 세계 가 한껏 집중한 것도 당연하다.

지난 11월 12일 개막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아시아 45개국 1만 2000여 선수가 참가해 기량을 겨루고 있는데, 수영 3관왕이 된 박태환 선수를 비롯해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과 좋은 성적으로 대한민국 국위를 떨치고 국민에게 희망을 전송하는 중이다.

#3. 우리나라는 불과 100년 전에 국권을 잃고 일제 식민 통치를 받는 ‘경술국치’라는 치욕스러운 역사를, 불과 60년 전에 동족상잔의 전쟁 ‘6.25’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쟁 폐허 속에서 일어서 지난 60년 동안 정치와 경제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희망의 증거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즈음의 신문들을 보여 주면서 세계 정상들 한가운데 위치한 의장석에 앉은 이명박 대통령 이야기도 해 주고, 광저우에서 선전한 우리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여 주기도 하면서 초등학생 딸들에게 마음속 메시지를 함께 보낸다.

“지금 너희가 나고 자라는 대한민국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워해도 괜찮은, 꽤 괜찮은 나라란다.”


오미정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1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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