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방송작가 윤은미 칼럼-이름 바꾸기

등록날짜 [ 2005-11-09 11:15:31 ]

‘오하느님이주신따님, 오온누리햇살, 추어라...’ 이상은 자신의 이름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놀림의 대상이 된다며 수원지법에 개명허가를 낸 이름들입니다. 개명허가 이유로는 ‘놀림의 대상’이 전체 신청 건수의 60%로 가장 많다고 하지요.
이름이란 한 사람을 대표하는 대명사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름에는 신비스러운 이법이 있어 인생의 길흉화복을 전개하며 좋은 이름은 좋은 영향을 나쁜 이름은 나쁜 영향을 평생 준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 믿음은 ‘성명학’이라는 새로운 철학을 낳기도 했지요. 그러고 보면 위의 이름들은 개인의 삶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 분명하니 개명을 할 타당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성경 속에서도 이름이 변화된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중 바울은 사울에서 바울로 이름이 바뀌며 기독교 역사에 획을 긋는 위대한 일을 해냈습니다. 2000년 전 유대 땅은 로마의 속국으로 개인의 이름은 히브리식과 로마식에 따라 명칭이 달라졌습니다. 사울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식 이름으로 ‘큰 자’라는 뜻이고, 바울은 로마식 이름으로 ‘작은 자’라는 뜻입니다. 바울이 이방 전도에 성공한 첫 장소인 지중해의 섬 구부로 바보 항. 그곳의 전도 대상자는 로마의 총독 서기오 바울이었습니다. 때문에 그에게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하여는 원래 사용하던 히브리식 이름보다는 낯설더라도 로마식 이름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입니다. 이후 바울은 “주께서 우리에게, ‘나는 너를 이방인의 빛으로 삼았으니 너는 땅 끝까지 구원의 등불이 되어라’하고 명령하셨습니다”(행 13:47) 라고 자신의 이방선교의 사명을 선포합니다. 그 후 사울은 바울로 성경에 기록됩니다. 그리고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지요. 생애 동안 2만 킬로의 전도 여행을 통해 오늘날 기독교의 근원을 마련한 위대한 사람의 이름이니까요. 그가 거쳐 갔던 수많은 지역들 중에서 특히 제 기억에 남는 곳은 에게 해 남동쪽의 사모 섬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아내 헤라 신의 고향이며 바울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헤라 신전이 있을 정도로 우상 숭배가 극심했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그곳은 아름다운 교회가 가득한 기독교인들의 섬으로, 주민의 태반이 예배와 찬양을 일상처럼 여기고 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섬으로 남아 있습니다. 위대한 사도 바울이 하루 머물렀던 흔적이 이방신의 숭배지를 이처럼 변화시켜 놓았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이름을 변화시킵니다. 이름의 변화는 새로운 삶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지요. 성령의 역사로, 이미 새로운 삶으로 전환된 우리 기독교인들에겐 ‘하나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이름이 하늘나라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이름값을 풍성하게 하는 이 가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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