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의 ‘한가족’
장애인 사역 10년째 예수 사랑으로 섬기는 사회복지선교실

등록날짜 [ 2009-04-28 13:11:28 ]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 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려고 제정한 만큼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 그런데 이러한 행사가 일 년에 한 번 있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비해 10년 가까이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사랑으로 섬기는 곳이 있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곳은 다름 아닌 우리 교회 사회복지선교실. 사회복지선교실은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지체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고 찬양과 공과모임, 다양한 특별활동을 통해 일반부에 못지않은 활발한 신앙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들은 복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사모함으로 주일 낮 예배와 저녁 예배를 온전히 드리는가 하면, 흰돌산수양관성회를 통해 방언 은사를 받고 하나님을 뜨겁게 체험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있기까지 그들 뒤에는 몸을 아끼지 않는 교사들과 도우미들의 헌신적인 섬김과 눈물의 기도가 있었다. 또 그들이 복음을 이해하는 방법을 찾아 전하고, 애경사에 직접 찾아가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등 가족보다 더 깊은 예수의 사랑으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들어간다. 지금 그 행복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사랑으로 만들어가는 밝은 미래
주일 낮 예배가 끝나면 몇 대의 차량이 분주하게 교회 정문을 빠져나간다. 멀리는 노량진과 목동, 가깝게는 광명으로 달려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장애인들이다. 차 한 대로 세 군데까지 돌며 태워온 장애인들이 향하는 곳은 비전센터 1층과 2층. 학령기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비전 센터 1층 ‘참사랑부’에서, 성인 장애인들은 2층 ‘소망부’에서 예배를 드린다.
우리 교회 내 사회복지선교 담당자 50여 명이 이들 소망부와 참사랑부 등 많은 수의 장애인 지체들을 섬기고 있다. 담당 교사가 모자라지만 많은 수의 청·장년층 성도들이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품고 있어 지원하는 숫자가 적다. 또 많은 이들이 “나는 별로 사랑이 없다. 사회복지실은 사랑이 특별히 많은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선교실 교사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오히려 장애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다만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건강으로 조금 도울 뿐이다”라고 고백한다.

장애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
소망부 유석이는 올해 21살인 자폐 청년이다. 유석이가 거리에서 전도 받아 교회에 처음 오던 날, 강박증이 심한 자폐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고가 생기지는 않을까, 혹여 예배를 방해하지는 않을까 유석이의 어머니는 걱정이 많으셨다. 유석이는 자신의 신발을 신발장에 올려놓을 때도 가지런히 놓으려고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예배 전에는 반드시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봐야 한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행동을 못하게 한다면 유석이는 굉장히 불안해 하고 화를 낼 수도 있다. 키 185㎝ 몸무게 100㎏인 건장한 유석이가 화를 내면 누구라도 겁이 날 것이다. 유석이의 행동 특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폭력적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유석이는 결코 폭력적이지 않다.
한 번은 주일예배 후 집에 가면서 유석이가 담임교사의 팔을 붙잡고 “튀김 사 먹어"라고 말을 했다. 담임 교사는 “아니야 유석아, 주일에는 사 먹지 말고 내일 사먹자. 오늘은 바로 집으로 가는 거야"라고 타일르자 유석이는 더욱 힘주어 “튀김 사 먹어"를 반복하더니 나중에는 흥분하여 담임교사를 당황하게 했다.
아마도 유석이가 처음 예배를 드리고 가던 날, 유석이 어머니가 예배를 잘 드렸다며 상으로 튀김을 사주셨던 것 같다. “오늘은 바로 집으로 가자" 라는 교사의 말은 같은 패턴의 행동을 반복해야만 평안을 느끼는 유석이를 불안하게 했던 것이다.
예배 후 유석이의 행동 패턴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대로이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비장애인들과는 달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다. 이들도 하나님에게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목숨과 맞바꾼 소중한 영혼인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 장애는 문제 되지 않아
소망부 소영이는 2000년도에 어머니를 통해 우리 교회에 왔다. 지적 장애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서툴러 한동안은 주일 소망부 예배만 참석했다. 하지만, 워낙 예배를 사모하다 보니 지금은 낮예배부터 저녁예배까지 온전히 주일 성수를 하고 있다.
2004년도에 흰돌산수양관 청년부 하계성회에 소망부에서 처음으로 성인 지적 장애인들이 참석했다. 지적 장애가 있지만 성실한 성품을 가진 소영이는 성회 내내 말씀을 집중하며 듣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날 은사집회 때, 교사들은 장애인 지체들이 방언은사 받기를 기도했고, 우선 말씀을 듣고 이해할 만한 지적능력이 있는 지체들 곁에서 방언은사를 받도록 도와주었다. 교사들의 숫자가 부족했기에 소영이처럼 이해력이 낮은 지체들은 혼자서 기도해야만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어 역사하셨다. 말씀을 이해할 수 있지만 산만하게 예배를 드린 지체들은 한 명도 방언은사를 받지 못하였으나 인지 능력이 떨어지지만 성실하게 예배 참석한 소영이는 방언은사를 받았다. 그 후, 소영이는 놀랍도록 변하였다. 하나님과 천사와 마귀를 정확히 분별하게 됐다. 누구보다 큰소리로 찬양하고 방언으로 기도하며 집중하여 말씀을 듣게 됐다.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찬양을 좋아하는 소영이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배드리는 것을 너무나 기뻐한다. 장애로 부족한 것이 많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온전하다.

일주일에 한 번, 나영이의 화려한 외출
소망부 나영이(가명)가 외출하는 날은 교회 가는 주일날뿐이다. 90세가 넘은 할머니는 이제 더는 나영이를 돌볼 기력이 없다. 아버지 역시 지병으로 매일 누워 있어, 어머니가 밤낮으로 일하며 여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어머니의 벌이로는 나영이를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에 보낼 여유가 없어 나영이는 늘 집안에서만 생활한다. 돌봐주는 사람 없이 온종일 혼자서 지내고 있을 나영이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어머니. 주일날은 나영이가 일주일에 단 한 번 외출하는 날이다. 집으로 데리러온 담당 교사를 보자마자 “꺅!”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 와락 껴안는다. 어린아이처럼 점퍼를 들고와 입혀달라고 하고, 머리빗을 발로 차면서 머리를 빗겨달라기도 한다. 집 밖으로 나오면 나영이는 또 “꺅!” 소리지른다. 따스한 햇볕, 볼에 스치는 바람, 봄 꽃향기를 맡으며 교회를 가는 나영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핀다.
나영이는 교회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사회복지실에는 나영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산책을 도와줄 수도 있고, 집에 찾아가 말벗이 되어주고, 주일이면 이들이 예배에 안전하게 참석하도록 차량운행으로 도울 수도 있다. 친구가 되어줄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섬김으로 아픔을 극복하는 장애인 부모회
장애인 부모회(회장 조미란 집사)는 교회내 장애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모임이다. 매주 정기모임과 기도모임, 장애인 가정 심방, 장애인 가정을 전도하고 자녀 양육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는 일 등 장애인 가정을 말씀으로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조 집사는 최근 소망부에 있는 한 장애청년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듣고 그 가정을 방문했다. 타인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부담감으로 주저하던 청년의 어머니는, 자신에게도 장애인 자녀가 있다는 조 집사의 말에 어렵게 방문을 허락했다. 장애인 부모로서 양육의 어려움과 자녀 장래에 대한 걱정 등을 공감하며 마음을 열게 됐고 장애인부모회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매주 2회 정기적인 방문, 청소, 반찬 지원 등으로 섬기고 있다.
장애인 부모회는 장애인 자녀로 말미암아 고통 중에 있는 부모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서로 아픔을 보듬어주고, 하나님이 주신 귀한 자녀를 사랑으로 양육하고, 말씀을 통해 아픈 상처들이 치유될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아픔을 슬퍼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선천적인 장애보다 후천적인 장애가 89%나 많다는 통계(한국보건사회연구원)를 볼 때 장애는 남의 일만이 아니다. 우리는 장애라는 것에 대해 좀 더 마음을 열고 다가설 필요가 있다. 우리 교회 사회복지선교실에서는 이웃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가진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통해 장애인들의 예배 환경과 복음 전도의 길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교사, 보조교사, 차량운행 충성자를 기다려요>
박영훈 전도사 010-3488-5059 / 윤주봉 실장 011-223-3920

위 글은 교회신문 <15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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