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35)] 출애굽 출발지 비돔과 라암셋… 바로의 국고성(國庫城)
이집트편(6)

등록날짜 [ 2019-02-26 19:11:05 ]

나일강 북쪽 곡창지대 델타에 위치
람세스 2세가 신전·곡물창고 지은 도시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민족
기도로 하나님 찾는 축복의 기회되고
출애굽 갈망에 응답 모세 불러 쓰셔



<사진설명> ‘성서의 땅을 가다’ 촬영 차 윤석전 목사와 탤런트 한인수 장로가 고센땅 비돔(현재명, 텔 엘  마스쿠타)을 찾았다.


윤석전 목사: 요셉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자 하나님만 의지했고, 하나님께서 꿈을 이루어주시리라 믿었기에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강대국 애굽의 총리대신이 됐습니다. 총리가 된 요셉은 자기 형제들을 고센 땅에 정착시켜 하나님께서 자기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땅의 모래처럼 번성케 하리라” 하신 말씀이 시작되게 했습니다. 그 역사가 일어났던 나일강 델타 지역으로 가보겠습니다.


끝없이 곡창지대가 펼쳐지는 나일 델타 동쪽에는 B.C.1300년 이스라엘 백성을 강제로 동원하여 세운 국고성(國庫城) 비돔(Pithom)이 있다. 군수용 곡물창고 외에도 강제 노역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슬람화한 이곳 쓰레기장 한복판에는 이집트 어느 귀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관(石棺)이 버려지듯 방치돼 있다. 내세 부활을 꿈꿨던 이집트 귀족의 욕망은 돌 안에서 방치된 유물로 존재하고 있다.


윤석전 목사: 나일 델타 지역 위치와 넓이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나일 델타 전체 지역은 25,000km² 정도입니다. 이 지역에 이집트 전체 인구 40%가 살고 있습니다. 이로 볼 때 요셉이 통치하던 당시 이집트 인구 절반이 나일강 델타 지역에 살았으리라 추정합니다.


윤석전 목사: 델타 지역에서 일어난 성경 사건들을 소개해주세요.


김은호 교수: 델타 지역의 고대 벽화에는 아시아인 같은 외국인들과 교역하는 모습이 많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델타 지역에 곡식이 풍부해 다른 지역 사람들과 거래했다는 역사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성경 역사 속 왕국시대에는 피난처로 언급됩니다. 여로보암이나 예레미아, 신약시대 예수님도 잠시 애굽으로 피신한 사실을 보면 인접한 나라이면서 문화적·경제적 부유로 정치적 도피처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 “이제 네가 저 상한 갈대 지팡이 애굽을 의뢰하도다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그 손에 찔려 들어갈찌라 애굽왕 바로는 무릇 의뢰하는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왕하18:21)라는 것을 보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아 늘 병고(病苦)와 하나님의 저주 예언이 함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당시 이집트는 많은 땅이 광야였지만 고센 지역이 있는 델타 삼각주 지역은 풍요로운 지역이었습니다. 이런 지리적 배경에서 지혜 없이 살 수 없던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권혁승 교수: 이집트는 6,671km에 달하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좌우 10~16km 정도 지역과 델타 지역이 농경지입니다.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농지와 델타 지역의 복잡한 수로(水路)에서 양식을 모으고 분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문에 7년 풍년과 7년 흉년을 대비한 요셉이 하나님께로 오는 지혜를 인정받고 바로의 꿈을 해몽해주었기에 죄수 신분에서 한 나라의 총리라는 위대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윤석전 목사: 나일 델타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바로의 국고성 라암셋으로 가보겠습니다.


나일 델타 북동쪽에 위치한 라암셋(Rameses).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을 동원해서 세웠다는 이 국고성은 이집트 힉소스계(Hyksos系) 왕조의 수도였다. 이곳에는 건설자 람세스 2세(RamessesⅡ)의 석상이 있다. 왕으로서 위엄을 세우려고 실제와 달리 턱수염을 붙였고 이마에 코브라를 달았으며 근육을 강조해 남성성을 돋보이게 제작했다. 람세스 2세는 자신이 세운 건축물뿐만 아니라 다른 왕들의 기념비나 신상 복원물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바로들이 행한 이런 끊임없는 신격화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노역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기도로 하나님을 찾는 축복의 기회였다.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역으로 인하여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역으로 인하여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한지라 하나님이 그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서 세운 그 언약을 기억하사”(출2:23-24).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이 건축한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은 어디에 있나요?


권혁승 교수: 나일 델타 동편이 이스라엘 백성이 살던 고센 땅입니다. 나일강이 삼각주로 들어가면서 여러 갈래로 나눠지는데 가장 동쪽에 있는 강이 투비랍입니다. 이 강가 근방 지역이 라암셋이며, 이스라엘 백성이 살던 고센 지역 중심지였다고 봅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 출애굽기 1장에 등장하는 바로가 곡식 저장 성읍인 국고성 라암셋을 건설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있나요?


김은호 교수: 국고성(國庫城)은 말 그대로 국가 예비 보급품을 저장해 두는 도시입니다. 세금으로 거둬들인 기름, 포도주, 곡물을 비축해 두는 요새이기도 합니다. 람세스가 건설한 도시는 이집트 기록에 피람세스(Per Ramessu)라는 단어로 나옵니다. ‘람세스의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람세스 2세 통치기에 작성한 파피루스 348에는 람세스의 거대한 탑으로 돌을 옮기는 병사들과 하비루(Habiru, Apiru;강을 건너온 자)에게 식량을 배급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하비루’가 히브리인인지 아닌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 시대에 국고성을 건설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양식을 배급해 주었다는 기록이 고고학 유물로 남아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을 핍박했던 바로는 왜 애굽의 각각 7년 지속했던 풍년과 흉년 기간에 특별한 지혜를 발휘해 자국 왕을 도왔던 유명한 총리대신 요셉을 몰랐을까요?


권혁승 교수: 요셉이 애굽으로 갔던 때는 힉소스 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힉소스(Hyksos)라는 말 자체가 ‘이민족(異民族) 통치자’라는 말입니다. 즉 힉소스 왕조는 이집트 원주민이 아닌 아시아 쪽에서 침입한 이방인입니다. 그런 까닭에 요셉이 애굽에서 정치적 인물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즉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은 힉소스 시대가 끝나고 다른 계통의 바로가 들어섰다, 새로운 왕조가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새 왕이 이스라엘을 압박한 강도가 점점 세지는 변화의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권혁승 교수: 출애굽기에 따르면 압박 강도가 크게 세 단계로 높아집니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에게 더 큰 일을 시켜 노역의 수고를 높이는 것입니다. 둘째, 히브리 산파(産婆)를 시켜 갓 태어난 남자아이를 죽이는 것입니다(출1:16). 그러나 히브리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해서 바로의 명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셋째, 사내아이를 낳으면 나일강에 버리라는 왕명을 내립니다(출1:22). 압박 강도가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생명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을 보면, 당시 분위기가 얼마나 살벌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두렵건대 그들이 더 많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 대적과 합하여 우리와 싸우고 이 땅에서 갈까 하노라”(출1:10). 이 말을 보면 새로운 왕조가 히브리 사람들이 더 강성해지면 옛날 힉소스 사람같이 이민족 침입자가 올 때 합세해서 자신들을 대적할 것으로 생각해 히브리 민족을 압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을 역경과 고난과 죽음에 몰아넣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은호 교수: 이스라엘이 애굽에 정착해서 번성하던 중에 이주했다면 자신들의 힘으로 한 것으로 여겨 스스로 자랑스러워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유아 살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그들의 모든 생명이 단절되는 절망 가운데 건져주셨습니다. 이는 땅에 충만케 하겠다고 아브라함과 세운 언약이 이뤄진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 주시려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고난은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는 과정의 하나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요셉을 모르는 새로운 왕조가 애굽에 출현해서 이스라엘을 고통 속에 빠트린 것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나님께 부르짖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하셨는데요, 이것이 출애굽과 연결되나요?


권혁승 교수: 이스라엘 백성이 430년간 애굽 땅에 머물렀기에 이미 애굽에 정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굽에서 나가라면 떠날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바로가 강하게 압박하자 드디어 애굽을 떠나고자 하나님께 부르짖은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이 응답하셔서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윤석전 목사: 교수님께서 설명하신 나일강 델타 지역 유물들이 보여주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김은호 교수: B.C 2000년경 이집트에 관한 재미있는 문헌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파피루스에 셈족 이름인 ‘십보라’와 유사한 ‘시프라’가 나옵니다. 성경에는 모세 아내의 이름으로 나옵니다. 이런 사례를 통해서 외국인들이 이 땅에 살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는 성서에서 아브라함과 후손이 그 지역에 들어가서 정착했다는 역사를 확증해 주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이런 유적들을 통해 성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요셉은 꿈을 성취한 자입니다. 신념의 꿈은 무너지나 하나님이 주신 꿈은 성취됩니다. 우리도 언제든지 성취되는 꿈을 가지고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613호> 기사입니다.

관련뉴스
  • [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44)] 구약성경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대 페르시아 ‘바사 제국’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