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 1·中>] 마태복음 족보의 비밀

등록날짜 [ 2023-11-28 23:31:14 ]

마태복음에 기록된 족보 특징

“선지자의 말씀이 이뤄졌다”는

구약의 성취를 무척 강조하며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됐다”는

구속사 관점도 강조하고 있어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리도록 택함받은 다윗.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다윗의 하나님’이라고 불렀고, 다윗 왕가의 후손으로 영원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의 문을 연 다윗도 왕이 되기 전 사울 왕의 추격을 받아 ‘엔게디(En Gedi)’로 도망간다. 하나님의 훈련을 거친 다윗은 훗날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세워진다.



<사진설명> 다윗성(The City of David). 현재 예루살렘성 밖 남쪽으로 경사진 오벨 언덕에 다윗이 쌓은 것으로 알려진 최초 예루살렘 성벽을 다윗성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다윗의 하나님’이라고 불렀고, 다윗 왕가의 후손으로 영원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게 되었다.


<사진설명> 엔게디 주변 지도. 예루살렘이 있는 산악지대와 사해 사이에 유대광야가 남북으로 길게 자리하고 있다. 엔게디는 유대광야의 동편, 사해와 인접한 곳에 있다.


<사진설명> 엔게디 산골짜기를 따라 한참 올라가면 ‘다윗의 폭포’가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의 문을 연 다윗도 왕이 되기 전 사울의 추격을 받아 ‘엔게디’로 도망간다. 하나님의 훈련을 거친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세워진다.




▶윤석전 목사: 족보의 내용적인 면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태복음 1장 1절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라며 족보 시작을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세계’라는 의미를 알고 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가 무슨 의미인지 분명히 알고 싶습니다.


▶김선배 교수: 신약성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글 성경과 어순이 다릅니다. 헬라어로 보면 마태복음에서 제일 처음 등장하는 단어가 ‘책(비블로스)’과 ‘세계(게네세오스)’라는 단어입니다. 영어로 ‘The Book of Generation’이며 이를 번역하면 ‘족보 책’입니다. 다시 말해 마태복음 1장 1절은 ‘족보 책’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의 족보는 족보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고, 이 족보의 특징은 마태복음의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구약의 성취를 굉장히 강조합니다. “선지자가 말씀하신 것이 이루어졌다”라는 구절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구약의 성취를 강조하는 인물들도 보여 줍니다. 또 역사를 기록할 때 사건 중심으로 기록할 수 있고 인물 중심으로 기록할 수도 있는데 마태복음은 인물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하며, 마태복음의 족보 역사는 사회적인 평판이라든가 어떤 중요 인물을 기록한 일반 역사와 전혀 다릅니다.


정리해 보면, 마태복음 족보의 첫 번째 특징은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되셨다”라는 구속사적 관점을 강조합니다. 이 사실을 소개하려고 구약성경 인물을 배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구속사의 성취는 구약성경의 성취이다”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이스라엘 족보를 통해 어떻게 예수께서 그리스도로 오셨는지가 펼쳐지는 세계가 바로 마태복음 족보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마태복음의 족보가 인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려고 하는 그 세계 속의 구속사의 역사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족보에 기록된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하며, 사람이 볼 때도 소중할진대 하나님께서 볼 때는 얼마나 소중하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 족보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게 쓰신 사람들은 누구인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예수님의 족보 가운데서 최고의 인물은 아브라함과 다윗입니다. 제가 중동지방을 다니면서 특별히 느낀 것은 아브라함과 다윗이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아브라함과 다윗은 이미 4000년, 3000년 전 사람입니다. 성경 기록으로만 우리가 이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들이 살던 땅은 남아 있습니다. 역사 속 인물은 지나갔지만 그들이 살던 땅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지리를 공부하고 있으며, 여러 의미에서 그들이 살았던 곳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브라함이 우르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하란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나안 땅에 와서, 또 애굽 땅에 와서는 어떻게 생활했는지 그 기록이 나옵니다. 또 다윗이 어떻게 살았는지 기록이 나오고, 족보에 나와 있는 인물들은 북이스라엘 왕조가 아닌 남유다 왕국 인물들이기에 다윗 자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인물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가 현존한다는 것은 매우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구속사에서 두 인물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그 위치에서 우리에게 구속사역을 보여 줄 만큼 드러낸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역적으로 볼 때 아브라함이 살던 곳과 다윗이 살던 곳은 다르면서도 같은 면이 있을 듯합니다. 지리적으로 본다면 어떤 하나님의 섭리가 있을까요?


▶홍순화 교수: 아브라함이 살던 곳과 다윗이 살던 곳을 겹쳐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범위로 따지면 당연히 아브라함이 훨씬 넓은 지역에 살았습니다. 다윗은 메소포타미아 지역까지는 가 보지 않았고 애굽도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활동 지역은 아브라함이 주로 활동한 지역과 겹쳤습니다. 다윗 본인이 기억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선조 아브라함과 겹친 사건이 많습니다. 모리아산이 바로 예루살렘성전을 지은 곳입니다. 또 아브라함이 롯을 쫓아가서 구해 내고 칭찬을 들은 골짜기가 바로 성전산과 감람산 사이의 기드론 골짜기입니다. 또 신기한 것은 다윗이 시리아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했는데 그가 북쪽으로 진군하던 지역이 바로 옛날 조상 아브라함이 남쪽으로 내려오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역사의 비극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브라함 후손이자 다윗의 후손인 남유다 사람들이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끌려갔을 때 우르 가까이 바벨론 지역까지 포로로 끌려가서 조상들이 살던 그 지역을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북이스라엘 사람들은 흩어지고 말았지만 다윗의 후손은 선조 고향 부근까지 유배되어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나라를 건설하는 엄청난 반전이 역사 속에서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도 “네가 밟는 땅을 네게 주리라”(창13:1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밟는 땅도 사실 족보 안에서나 믿음 안에서나 그의 후손이 밟는 땅이 되었습니다. 비록 유배되어 갔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이 살 수 있는 터전으로 만들어 주시면서 역사하신 약속을 이루었다는 점이 은혜가 됩니다. 항상 하나님의 역사는 겹치는 것 같지만 그 뜻은 언제나 일관성 있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은혜가 됩니다. 성경을 읽을 때 지명이 나오면 무심하게 지나칠 때가 많은데 좀 더 주의 깊게 봐야 될 지명을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홍순화 교수: 지명도 하나님께서 필요해서 주신 것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경전 가운데서 성경만 유일하게 지리적 개념까지 이해해야 더 깊은 진리를 알게 되는 책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성경을 읽으실 때 지명이 나오면 여기가 어딜까 궁금증을 가지고, 자료도 찾아가며 읽는다면 성경이 훨씬 더 온몸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어느 사람이든지 그 사람이 어디서 살았느냐, 어디서 무슨 일을 했느냐, 어떤 족적을 남겼느냐 하는 것은 항상 그 사람의 거처를 떠나서는 말할 수 없는 것이고 그 사람의 생활을 떠나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쓰신 사람과 지리 그리고 그 사람의 행위는 아마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은혜가 됩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2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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