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용어 알파와 오메가·43] 심판받게 될 ‘무익한 말(알곤 호 랄레소우신 , ἀργὸν ὃ λαλήσουσιν)’을 삼가라

등록날짜 [ 2019-02-20 00:13:28 ]

구글(Google) 검색 기능 중에 ‘구글 트렌드(Google Trend)’ 검색이란 것이 있다. 구글 검색을 하는 사람들이 검색한 단어의 빈도를 기간별로 보여주는 것이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치의 저서, 『모두 거짓말을 한다(Everybody lies)』에 따르면,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내는 말과 실제 마음속의 생각은 다르기 마련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이라는 결과가 응답한 여론조사와 달랐다고 설명한다. 그런 반면 사람들이 정작 어떤 단어를 가장 많이 검색했는지 그 흐름을 통계로 보면, 대중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깜둥이’(nigger) 또는 ‘깜둥이 대통령’(nigger president)이란 단어 검색 빈도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보다 많았던 것 역시 대중의 본심이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책은 지적한다.


우리 각자가 하는 말의 ‘트렌드(경향, 추세)’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나는 민주적이고 직원들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상사”라고 해도, 회식할 때조차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말했는지 통계를 구해보면 진실이 나온다. 50%가 넘는다면 자기중심적 상사이며, 실제 연구 결과는 평균 80~90%에 달한다.


신앙 안에서도 교제할 때 내 생각, 내 경험, 내 지식, 내 무용담이 내 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예수가 주인인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간증을 써 보고 거기에 ‘나’, ‘내’, ‘나의’ 등 ‘내 이야기에 해당하는 말’에 붉은 색으로 동그라미를 쳐보라. 종이가 온통 시뻘겋게 되면서 ‘나는 죽고 오직 내 안의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할 수 없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마12:36~37). 여기서 ‘무익한 말’이란 ἀργὸν ὃ λαλήσουσιν(알곤 호 랄레소우신)인데, ‘알곤’의 기본형 ‘알고스(ἀργὸς)’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할일 없이 노는’ 등을 뜻한다. 한마디로 ‘실없는 말’이란 뜻. 그러면 그리스도인은 농담도 못 한다는 뜻인가? 그게 아니라 앞 절에 마음의 중심을 감찰하시는 주님께서는 단서를 달아 주셨다.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마12:34).


겉으로 아무리 포장된 의롭다는 소리라도 중심이 악하고, 중심과 다른 소리는 정교하게 말을 했든, 실없이 지나가는 소리로 내 뱉은 것이든 모두 심문을 받는다는 말씀이다. 실없는 소리라도 많이 하다 보면 은연중 속내가 드러난다. ‘나’와 ‘내 얘기’로 가득 채우고 입과 SNS를 잠시도 쉬지 못하는데 그리스도를 주로 시인하고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에 믿어 구원에 이르렀다고(롬10:9) 할 수 없다. 교제라는 미명하에 내 혀의 말이 나를 드러내는데 압도적이라면 속안의 든 것은 선한 것이 아니요, 하는 말들은 무익하다. 주님은 우리가 나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돼 주님께 굴복됨으로 열매 맺고 참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셔서 “혀를 제어하라”고 하신 것이고, 사람들의 관심보다 주님이 부어주시는 관심에 애를 쓰라는 것이지 우리가 하찮아서 입 다물라 하신 것이 아니다.


이 진리를 깨달은 사도바울은 많은 강론과 서신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중심은 이것뿐이라고 한마디로 기록했다.


“우리는 우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주 되신 것과 또 예수를 위하여 우리가 너희의 종 된 것을 전파함이라”(고후4:5).



위 글은 교회신문 <6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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