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55)] 십자가를 지기까지 섬기라

등록날짜 [ 2024-02-23 09:22:34 ]

주님처럼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

다른 이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끝까지 입을 다문 채 담당해서

진짜 죄인을 회개하게 하는 것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기까지 우리 인류를 죄와 저주와 사망과 영원한 지옥에서 구원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주를 위해 죽을 일이 있다면 그 일을 대신 짊어지는 자가 직분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십자가 정신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목사님, 제가 예수 믿는다고 우리 남편이 얼마나 핍박을 하는지…. 제 십자가가 너무 무겁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핍박이지 십자가가 아닙니다. 또 어떤 사람은 “목사님! 저는 가난의 십자가가 버겁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역시 십자가가 아니라 그냥 가난한 것입니다.


이들은 십자가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셨음이라”(갈3:13). 이 말씀처럼 십자가는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죽어 죗값을 갚아 주시고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려고 담당하신 저주의 나무를 말합니다.


예수께서 30년 동안 목수 일을 하며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것을 ‘십자가’라고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 땅에서 온갖 고통과 수모를 당해도, 바리새인들이 책잡으려고 힐난하고 핍박해도 그것을 ‘십자가’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죄가 전혀 없는 의로우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유대인에게 하나님의 아들임을 사칭했다는 신성 모독죄를 뒤집어쓰고 죄인 취급을 당하면서 저주의 나무에서 피 흘려 죽으신 것을 ‘십자가를 졌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당하는 고통과 고난을 무조건 십자가라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자기 죄로 당하는 고통을 십자가 진다고 오해해서도 안 됩니다. 십자가를 지고 섬긴다는 것은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이 자기가 죄를 진 것처럼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도 예수님에 향해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53:7)라고 예언했습니다.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죄인 취급을 당하여 내 죄의 누명을 쓴 채 끝까지 입을 벌리지 않으신 것이 주님이 지신 십자가입니다. 의로운 하나님의 아들에게 인류의 죄의 누명을 씌워 죽이기까지 죄인 취급하였어도 입을 열지 않으신 것이 십자가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에 누군가의 잘못을 뒤집어쓰며 십자가를 질 직분자가 얼마나 있습니까? 항존직인 장로나 권사가 아무 잘못 없이 누명을 쓰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라며 변명하기 바쁩니다. 절대로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며 남의 죄를 뒤집어쓰지 않습니다. 기어이 잘못한 사람을 찾아가 정죄해서 결국 그 사람이 교회를 나가게 합니다. 때로는 “목사님이 하라고 해서 했잖아요!” 하면서 목사를 불법자로 몰아세워 결국 목사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내쫓기도 합니다.


교회에서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 없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수많은 성도가 상처를 받습니다. “누가 그랬어? 김 집사가 그랬어?”, “아니, 왜 무고한 사람을 들먹이십니까? 내가 만만합니까?” 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교회가 술렁입니다. 이런 교회에 무슨 섬김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섬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은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이 남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내가 잘못했습니다. 내가 죽일 놈입니다”라며 다른 사람이 잘못한 죄를 자기가 지은 것처럼 입을 다물고 담당해서 죄인을 보호하고 살려 내는 것입니다. 남의 죄를 고의로 대신 짊어지고 진짜 죄지은 사람을 회개하게 하는 것이 바로 주님이 지신 십자가의 정신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83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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