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86)] 여리고성 가는 길에 만나는 복음

등록날짜 [ 2017-10-17 14:43:51 ]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때 어떤 견고한 담도 무너뜨릴 수 있어
무엇으로 해결할 수 없는 죄 문제도 여리고 낭떠러지의 아사셀 양처럼
예수가 대신 죄를 짊어지고 죽어 단번에 해결하셔


윤석전 목사: 출애굽 해서 광야까지 나온 이스라엘 백성은 여리고를 지나야 가나안 복지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견고한 여리고성을 쳐부술 무기도, 능력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여리고성을 돌라’는 하나님 말씀이 있었습니다. 여리고성 주위를 돌면 성 안에 있는 군사들이 한꺼번에 내려와서 이스라엘 백성을 전멸시킬 위험이 있었지만 여호수아는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기로 작정했습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여리고성을 일곱 번 돌았을 때 성은 와르르 무너지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 위를 대로같이 지나갔습니다. 이번 호에는 여리고로 가 보겠습니다.

사해 북동쪽에 펼쳐진 여리고 광야는 해발 1000m에서 4000m 사이의 구릉 지대다. 예루살렘을 뒤로하고 여리고로 향하는 광야 길에는 사막에 사는 유목 민족 베두인(Bedouin)의 텐트 촌이 드문드문 보일 뿐, 일반인 촌락은 전혀 없다. 예수님 시대에는 베두인 촌마저도 없어서 광야 길은 도적 떼가 창궐하는 위험지역이었다. 예수님이 그 길을 오가셨기에 ‘선한 사마리아인’ 예화를 말씀하셨던 것이다(눅10:30~37). 광야 길 중간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여관’이 있다. 길을 달려가다 보면 황량한 광야 한가운데 ‘녹색 카펫’ 여리고가 서 있다. 여리고는 물이 풍부하고 ‘대추야자’ 열매를 내는 종려나무가 많아 성경에서는 ‘종려의 성읍’이라 명명했다(신34:3;삿1:16;대하28:15). 또 물과 음식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예부터 순례객이 주로 찾는 휴식처다. 이곳에는 2000년 전 이 땅을 지나가던 메시아 예수님을 만나려고 세리장 삭개오가 올랐다는 뽕나무가 있다고 한다.

<사진설명> [여리고성 복원도] 많은 고고학자와 독일, 영국, 이탈리아 탐사팀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KarBel MULTIMEDIA 회사가 만들었다. 여리고성은 외벽과 내벽 두 겹으로 되어 있다. 외벽은 높이 5m짜리 기초 성벽 위에 진흙벽돌벽을 두께 2m, 높이 7m로 세웠다. 내벽은 높이 14m 둑 위에 높이 솟아오른 구조다. 난공불락의 구조를 가진 이중벽 성이다.

<사진설명> ① 여리고 성 발굴 터에 선 윤석전 목사.
② 사해 북쪽 광야에 있는 여리고 산악지대.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은 촌락이 하나도 없는 황무한 낭떠러지다.


<사진설명> ‘녹색 카펫’이란 별명의 여리고. 물이 풍부하고 ‘대추야자’ 열매를 내는 종려나무가 많다. 물과 음식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순례객이 많이 찾는다.

윤석전 목사: 신명기 34장을 보면 여리고를 ‘종려의 성읍’이라고 부를 만큼 종려나무가 많았는데 다른 특징은 무엇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여리고의 가장 큰 특징은 지형이 낮다는 점입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790m인데, 여리고는 해수면보다 210m 낮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까지 35km 떨어져 있는데 고도 차이는 1000m가량입니다. 지중해에서 몰려오는 비구름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중앙 산악지대에만 비를 내리고, 여리고에는 일 년 내내 비가 거의 오지 않습니다. 비 오지 않는 지역은 물이 없어 사람이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리고 주변에 있는 많은 오아시스에서 풍부한 물을 공급합니다. 그런 까닭에 B.C. 7000년부터 사람들이 여리고에 터전을 잡고 살았습니다. 이곳에는 종려나무가 많아 신명기 34장 3절에 ‘종려나무의 성읍’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겨울에도 비 오지 않고 날씨가 따뜻하고 물도 풍부해 북이스라엘 사람들은 여리고에 별장을 지어 놓고 겨울철 휴양지로 삼았습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겨울별장, 여름별장을 지어 놓고 가난한 자를 돌아보지 않는 자를 비난했는데(암3:15) 여리고에는 겨울별장이 많았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은 사막처럼 촌락이 하나도 없어 인기척이 없는 황무한 낭떠러지입니다. 여리고가 신학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왕대일 교수: 여리고를 예루살렘과 연관지어 생각할 때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리고는 예루살렘 아래에 있고 두 성은 고도 차이가 1000m인데 그 사이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척박한 땅이 펼쳐집니다. 예수께서 다니신 황량한 광야 길을 걸으며 제 마음속에 든 생각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성전이 있는 곳입니다. 여리고가 아무리 번영한 성이라 해도 그 길을 내려가다 보면 성전을 등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누가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은 이런 지리적 환경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유명한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오는데 지금도 여리고에 가면 선한 사마리아인 여관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에 강도를 만나는 일은 흔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사에게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물어보십니다. 예루살렘을 떠나 여리고로 향하는 성지순례객이 ‘누가 우리의 이웃이 될까? 누가 이웃으로 살아가게 될까?’를 느끼는 현장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는 성경에 대단한 역사를 남긴 곳입니다. 여리고로 다시 한번 가 보겠습니다.


여리고는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에 도착해 최초로 점령한 ‘여리고성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있는 성경의 현장이다. 깊이 허물어진 여리고성 터는 하나님의 언약이 실현되었음을 입증한다.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붙였으니”(수6:2).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은 6일 동안 여리고성을 하루 한 바퀴 돌고 7일째는 성 주위를 일곱 번 돈 후 소리를 외치자 마침내 여리고성이 무너졌다. 3400년 전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이 법궤를 메고 돌던 여리고성  터의 잔재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곳에는 예수께서 40일 금식 후 마귀의 유혹을 받았다는 시험산이 있다. 예수님은 유혹하는 마귀에게 말씀하셨다. “사단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마4:10). 예수님은 마귀의 세 가지 시험을 다 물리치셨다. 여리고는 멸망할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위대한 선포가 서려 있는 땅이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성 발굴은 1952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성경 내용을 증명할 근거가 나타났는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여리고성을 발굴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입니다. 발굴을 통해 B.C. 7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이곳에 산 흔적을 발견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는 결론을 내어놓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해서 가나안 땅에 들어와 첫 번째로 무너뜨린 성이 여리고였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성 전체가 무너졌다면 흔적이 반드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서 고고학자들이 주목합니다. 영국 고고학자 캐서린 캐년(Kathleen Kenyon)은 1952년부터 여리고를 발굴했습니다. 세심한 조사는 여리고가 정말로 강력하게 요새화했고 그것이 불탔다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유적의 연대를 잘못 추정했습니다. B.C. 1800년경에 세워진 성이 B.C. 1560년에 무너졌다고 하여 고고학적 발견과 성경 기록이 불일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입니다. [ 이후 캐서린 캐년이 발굴한 증거물을 더욱 심층 분석한 결과, 여리고성 파괴는 B.C. 1400년경에 발생했고,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여호수아의 정복 연대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편집자 주] 현재는 이탈리아 고고학자들이 팔레스타인 고고학자들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탐사를 다시 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레위기 16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제사드릴 때, 제비를 뽑아 양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여호와께 드리고 한 마리는 아사셀 양으로서 광야로 내보냈습니다. 아사셀 양의 바위가 여리고에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알려 주세요.

왕대일 교수: 많은 사람이 여리고를 순례할 때 무너진 여리고성을 찾아갑니다. 그 후 엘리사의 샘 등 다른 곳을 둘러봅니다. 구약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여리고 주변에 있는 ‘아사셀(Azazel) 바위’를 꼭 방문합니다. 여리고 입구 주변에 남쪽으로 뻗어 나가는 봉우리가 있는데 그중 가장 가파른 봉우리를 ‘쭉크’라고 합니다. 히브리어로 ‘벼랑’ ‘낭떠러지’라는 뜻입니다. 유대인은 그 낭떠러지를 전통적으로 ‘아사셀 염소를 갖다 버리는 곳’이라고 믿습니다. 레위기 16장을 보면 대속죄일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속죄의 염소를 아사셀에 가져다 버린다고 했습니다(레16:10). 이스라엘 제사장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 드리고 아사셀로 구별된 염소 머리 위에 두 손을 얹어서 온 백성의 죄를 고백합니다. 그 후 사람들이 아사셀 염소를 도성 밖으로 끌고 나가 여리고에 있는 쭉크 낭떠러지까지 갑니다. 염소를 낭떠러지에서 밀어 떨어뜨립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런 의식을 하여 ‘우리의 죄를 속죄의 염소가 지고 갔다’고 믿습니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에 있는 성경과 관련한 장소들을 알려 주세요.

오택현 교수: 속죄 바위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곳이 옛 성터를 발견한 텔 여리고(Tel Jericho)입니다. 이곳에서 7000년 전에 세운 망대와 성벽 터를 발견했습니다. 서쪽에는 예수님께서 시험을 받으셨다는 시험산(Temptation Mount)이 있습니다. 현재 시험산에는 그리스 정교회에서 시험산 수도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현재 발굴된 여리고 유적을 보고 당시 유대인의 삶을 알고 배우려 합니다. 고고학을 하는 사람은 그 당시 삶의 흔적을 보려 일부러 여리고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저는 여리고에 갔을 때 여호수아 6장 26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도우심 덕분에 여리고에 들어갔습니다. 여리고성이 무너지고 난 다음에 여호수아가 말했습니다. “이 여리고성을 누구든지 일어나서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수6:26).” 사실 여리고가 무너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데 누구든지 다시 건축한다면 하나님의 벌을 받으리라는 뜻입니다. 그 현장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여리고에 다시 성이 세워져 있는 사실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현재 그곳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에 속합니다. 한때는 외부인 출입을 금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관광지여서 다시 개방되었지만 ‘저주받은 도시에 누군가 다시 건축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이스라엘 백성이 일곱 번 돌 때 무너져 평지가 됐고 가나안 복지를 향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도 여리고성처럼 견고한 죄의 담이 가로막혔습니다. 여리고성을 이스라엘 백성의 방법과 수단으로는 무너뜨릴 수 없었듯, 죄 문제도 인간의 방법과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 아들 예수의 피 공로로만 죄를 깨끗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여리고와 같은 황량한 이 세상에 오셔서 죄와 저주아래 고통받다 지옥 갈 수밖에 없는 우리를 사랑으로 감싸고 살려 주셨습니다. 여리고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복음’입니다. 여러분에게 어려움이 있습니까?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하나님, 강도 만난 자를 치료하신 하나님이 계십니다. 우리 모두 주님 안에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4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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