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작은 소자를 주님 섬기듯

등록날짜 [ 2011-12-13 13:26:31 ]

소망부(성인지적장애인 예배부) 교사를 하게 된 것은 자의가 아니었다. 장애인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망부 교사인 친구가 예배 때 반주자가 필요하다며, 권면했을 때는 무척 기뻤다. 평소 피아노 반주를 사모했기 때문이다.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였지만 장애인들을 섬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서 반주만 하기로 하고 소망부에 첫발을 디뎠다.

그런데 하루는 몸이 거대한 장애인 자매가 다가오더니 위협을 하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그 자매는 반가워서 인사하려고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그 후에도 장애인들과 인사하고 싶지도 않고, 몸이 닿는 것은 더더욱 싫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도 소망부 지체들은 여전히 나를 만날 때마다 몇 번이고 인사를 하고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며 반갑게 맞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고, 소망부 지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저들보다 잘난 게 뭘까? 내가 얼마나 잘났다고 저들을 무시하는 걸까?’ 한없이 초라하고 교만한 내 모습이 보였다. 육신의 모습은 소망부 지체들이 온전하지 못하고 내가 건강한 듯 보이지만, 영혼의 모습은 내가 초라하고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내가 그들의 영혼을 바라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 것을 얼마나 회개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중에 교구 목사님께서 소망부에 오셔서 기도하실 때, “하나님, 이들이 육신은 온전치 못하지만 영적으로는 복 받은 사람들입니다!”라고 하시는 말씀에 큰 은혜를 받았다.

그렇다. 육신이 온전한 나는 하나님 말씀을 들어도 마귀에게 속아 생각과 행동으로 온갖 죄를 짓고 또 짓는다. 하지만 소망부 지체들은 말씀을 듣고 보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영적으로 볼 때는 나보다 훨씬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 후, 내게도 자발적으로 소망부 지체들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반주로 충성한 그다음 해부터 반을 맡아 지체들을 섬기고 있다.

청년회에서 차장 직분으로 회원을 섬길 때는 어떻게든 교회에 오게 하고 예배드리게 하려고 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때로는 사람의 방법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소망부 지체들에게는 그것이 잠시 잠깐 통할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사람의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더 기도하고 영적으로 깨어 있어서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대로 기도를 통한 기사와 이적들을 통해서만 지체들이 변할 수 있다. 특히 소망부 지체의 가정은 대부분 불신자라서 장애인 자녀가 생각의 지혜가 열리고, 말문이 열리는 등, 직접적인 변화가 있을 때 그들 부모의 영혼도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

얼마 전 2012년 회계연도 교사지원서를 쓰면서 처음과 같은 사모하는 마음과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 지체들을 섬길 것을 다짐했다. 소망부에 나를 보내주신 주님의 계획과 목적을 잃지 않고 첫 마음을 회복하여 감사함으로 충성하고, 육신의 생각으로 불가능한 우리 지체들을 변화시킬 영력, 능력 있는 교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황성미 교사
(교회복지실 소망부)

위 글은 교회신문 <26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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