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그 사랑, 네가 주어라”

등록날짜 [ 2012-03-20 15:51:01 ]

교회학교 교사로 충성한 지는 9년째다. 교사를 지원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큰아이 때문이다. 남편에게 핍박받는 것도 힘든데 큰아이마저 나를 힘들게 했다.

낮엔 나랑 가정예배도 드리며 순종하던 아이가 밤에 아빠가 돌아오면 태도가 변했다. 아이 때문에 부부싸움도 자주 했다. 거짓말도 자주 하고, 동생들과 헌금으로 무얼 사서 먹기도 했다. 도대체 내 아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직접 주일학교에 가서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교사를 지원했다.

그런데 내 자식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들어간 주일학교에서 나는 내 자식보다 더 많은 문제를 지닌 많은 아이를 만나게 됐다.

올해로 9년째 주일학교 교사를 하는 동안, 유난히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 않는 비신자 가정 아이들을 많이 맡았다. 어떤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 살아서 그런지 유난히 나를 독점하려고 했다. 다른 아이가 내 앞에 앉지도 못하게 할 정도였다. 사실 그 애가 다른 아이들에게 짓궂게 굴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츰 그 아이가 사랑을 못 받아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 아이 기도를 자주 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부모가 주지 못한 그 사랑을 네가 주면 안 되겠니?’ 하는 감동을 주셨다. 그래서 1년간 그 아이를 놓고 간절히 기도했다.

지금 그 아이는 중학교 2년생이다. 교회에서 지나치다가 나를 보면 꼭 인사를 한다. 말썽꾸러기가 그렇게 예쁘게 잘 자라 교회에 잘 다니고 인사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보람을 느끼는지 모른다.

최근 들어서는 엄마가 직장에 다녀서 낮에 겉도는 아이들이 많다. 지난해에 맡은 아이 중 하나도 그랬다. 산만하고, 예배 시간에 늦게 오고, 예배 분위기 흩트려놓는 아이라 사실 그리 예뻐하지 않았다.

그런데 학년을 마칠 즈음, 그 아이와 함께 기도할 때였다. 하나님께서 어디에도 마음을 두고 의지할 데 없는 아이의 마음을 알게 해주셨다. 그 아이 외에도 여러 아이가 그런 상처와 외로움에 아파한다. 그런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알게 해주셔서 “너, 외롭고 힘드니?” 하고 물어보면, “어, 선생님이 어떻게 알아요?” 하며 놀란다.

부모가 둘 다 신앙생활 해서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낮에 엄마가 없으니까 엄마에게 말은 못하고 내면으로 자신도 모르게 외로워하는 아이들. 그래서 유년부 전도사님도 주일마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설교를 자주 한다.

“네 힘들고 외로운 마음, 예수님께 다 내려놔. 그러면 예수님께서 네 마음을 알고 위로해주시고 네 기도를 다 들어주셔.”

설교 후, 기도 시간에는 기도하지 못하고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설교 말씀을 기억나게 해주고 조금만 기도를 도와주면 금세 눈물 흘리며 기도한다. 아이들의 상처받고 아픈 마음을 주님이 주시는 위로로 꽉 채워주는 일에 쓰임받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지 모른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불신자 가정 아이들, 엄마 혼자 힘으로는 우상숭배를 이기지 못하는 가정 아이들이 많다. 부족하지만 기도가 필요한 우리 아이들에게 주님의 심정으로 기도하며 섬기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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