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동료 교사에게 진한 감동 느껴

등록날짜 [ 2012-07-31 09:28:16 ]

늘 장애우에게 관심이 많아 보듬어 주고 싶은 애틋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겨 그들을 섬길 자신은 없었다. 그런데 2010년도에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하고 하계성회에 참석해 큰 은혜를 받고 난 후 용기를 내서 교사에 지원했다. 성인 지체장애인 예배부서 교사로 간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환하게 웃어주는 장애인들 모습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걱정하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주님께서 힘 주시니 용기가 생겨 올해 두 해째 교사 직분을 맡고 있다.

첫해 담임을 맡은 아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당연히 상민이다. 다운증후군 증세가 있는 상민이는 올해 25세지만 지능은 6,7세 수준이다. 유난히 사람을 잘 따르고, 늘 웃음기 머금은 상민이는 지난해 햄버거 가게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부모님께 김치냉장고를 사드릴 만큼 효자다. 무엇보다 주일예배에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예배를 우선하고, 부모님이 주일에 집안 행사를 잡아놓으면 행사에 불참하고 예배드리러 올 정도다.

또한 “선생님, 찬양할 때가 정말 행복해요!”라고 고백하는 상민이는 찬양과 율동에 누구보다 열심이며 성가대에 서고 싶어서 성가연습에도 빠지지 않는다. 삼일예배 후에도 늦게까지 성가 연습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는 아버지를 설득해 지난 1년간 성가 연습에 빠지지 않았다. 악보를 다 외워야 성가대에 설 수 있어 일 년째 연습만 하고 있지만, 주님께서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은혜를 부어 주시니 시험에 들지 않고 꼬박꼬박 연습에 참여한다.

사실 소망부 교사로서 처음 공과공부를 가르칠 땐 실망도 많이 했다.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죄가 뭔지, 예수 피가 뭔지, 심지어 천국과 지옥이 뭔지 모르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구원받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건 괜한 걱정인 것을 곧 깨달았다. 예배 때 설교말씀이 끝나고 통성기도 시간이 되면, 평소에는 아무리 말해도 의사소통이 안 되는 지적 장애인들이 다들 방언으로 기도하고, 눈물로 회개하는 모습 때문이다.

지난해 하계성회 때에도 대부분이 방언은사를 받았다. 사람들과는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못 하는 이들이지만 하나님과 소통하도록 방언은사를 주시는 현장에서 하나님은 참으로 살아 계시고 공평하신 분이심을 새삼 느낀다.

장애우들이 그렇게 방언을 말하고 눈물로 회개하며 주님을 사모하기까지는 묵묵히 그들의 영혼을 사랑함으로 섬겨 주는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한번은 소망부 지체 한 명이 그만 예배시간에 옷에다 실례했는지 부장님이 물티슈로 닦아주고 있었다. 나는 냄새 때문에 그 옆을 지나가지도 못했는데 부장님은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고, 주님 심정이 아니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교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매사에 미지근한 내 모습을 반성하고 회개한다. 그래서 항상 주님께 기도한다.

“주님, 제게 맡겨 주신 소망부 지체들을 주님 심정으로 섬기게 도와주세요. 그리고 소망부 지체들과 교사들 모두 주님 부르시는 날에 천국에 갈 믿음으로 준비되게 도와주세요.”

위 글은 교회신문 <2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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