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어미의 마음으로 대하니

등록날짜 [ 2013-04-09 09:03:56 ]

2년 전, 아들과 사이가 힘들던 시기가 있었다. 야단치고, 매를 대고, 대화도 해 보았지만, 아들은 계속 엇나가기만 했다. 속을 끓이다가 기도하면서 울기도 많이 했다. 그런데 엄마와는 소원한 아들이 주일학교 친구들이나 선생님과는 무척 잘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적으로 사랑만 줘야 할 교사로서 아들을 대한다면 관계가 회복될까 싶어 교사 지원서를 냈다.

그런데 교사가 되고 보니, 아들과 관계를 생각할 사이도 없이 낱낱이 드러나는 내 잘못된 모습에 회개가 쏟아졌다. 처음 교사가 되어 예배드릴 때 엄청나게 울었다. 주님 앞에 순종하지 못한 가시 같고 돌 같은 내 모습이 드러나서 쌓인 죄를 회개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첫 예배에 은혜 받고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첫날부터 눈이 퉁퉁 부은 교사 때문에 많이 놀랐을 것이다.

그후 교육국 선생님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 예배 전후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차에 태워 교회로 데려오고 다시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까지 아이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 주중에도 쉼 없이 전도하고 심방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존경심이 절로 생겼다. 나도 그런 교사가 되고자 열심히 뛴 지난해를 돌아보면, 정착하지 못한 아이들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어찌 보면 신앙생활 잘하는 아이들보다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그리워해서 그런 것 같다.

교사는 토요일마다 아이들을 만나서 한 주 동안 별일 없이 지냈는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세심하게 챙겨 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주일에 꼭 교회에 오라고 당부도 하고 이런저런 신경도 써 줘야 한다. 주일에 예배드릴 때에도 은혜는 받고 있는지, 기도는 하고 있는지, 친구들과 다투지 않고 예배에 집중하는지 봐 주어야 한다. 주님께서 어미의 마음을 진하게 채워 주시기에 매주 기쁨으로 하고 있다.

아이들의 신앙생활을 걱정하다 보니 어느새 내 자식처럼 자연스럽게 품게 되었다. 아이들을 끌어안고 기도할 때면 눈물만 흘렀다. 억지로 하라면 못할 텐데, 그렇게 사랑할 마음을 주시는 것도 주님 은혜다. 믿음이 자란 아이들은 비신자 부모님의 만류에도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러 오고, 명절 때면 “선생님, 저 제사 안 지냈어요!” 하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한 주 한 주를 하나님 말씀으로 채워 갈 때 교사로서 가장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

교사로 일하면서 나 자신과 나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우리 가족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남편과 내가 아이들에게 무조건 매를 들었기에 아이들도 많이 힘들어 했다. 그러다 내가 먼저 회개하고 바뀌니 아들과 관계도 자연히 편해졌다.

올해도 다니엘부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 아이들은 사랑을 받는 만큼 영적으로 건강하게 자란다. 아이들이 주 안에서 사랑이 넘치고 섬김이 넘치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전세영 교사
다니엘부

위 글은 교회신문 <33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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