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사랑으로 지적장애아를 품고

등록날짜 [ 2013-07-02 10:51:09 ]

오직 기도로 주님의 도우심을 구해

결혼하기 전 아내가 전도해 연세중앙교회 청년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함께 신앙생활 하던 청년회 부장이 교회복지실 사랑부 교사로 지원했고, 나에게 추천해서 사랑부 교사로 지원했다.

교사로 임명받고 지적장애가 있는 삼 형제를 맡았다. 삼 형제는 오랫동안 가정 폭력에 시달려 폭력적인 성향이 강했다. 기쁨, 슬픔, 두려움 등 모든 감정을 폭력적인 행동으로 표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피해를 주어 교사들도 맡기를 꺼렸다.

그런 삼 형제를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워서 다른 교사들과 나누어 맡았다. 내가 삼 형제 중 가장 폭력적이고 덩치가 큰 아이를 맡아서 참 많이 맞았다. 당혹스럽기도 하고 화도 나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가 나를 때리지 못하게 팔을 붙잡는 것이 전부였다. 아이를 제재하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아이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이 가득했다. 단지 지적장애가 있어 웃는 것이 아니라, 그 웃음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표현이 서툴러서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을 때려서 감정을 전달하는 아이, 한창 밖에서 뛰어놀 나이에 방 한구석에서 폭력에 익숙해진 아이. 이 아이는 나를 땀 흘리며 함께 뒤엉켜 놀아 주는 친구처럼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수개월 동안 아이에게 복음을 전하기는커녕 주일예배마다 아이와 힘겨루기를 해야 했다.

그렇게 아이와 힘겨루기가 익숙해지고 1년쯤 지났을까? 점차 아이가 지닌 폭력성이 줄어들었다. 아이는 찬양 시간에 팔을 휘저으며 율동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아이에게 가능성이 보였다. 이런 아이들도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때부터 찬양시간마다 아이의 팔을 붙잡고 함께 율동을 따라 했다. 아이가 일어서서 몸을 흔들고 기뻐하며 율동을 따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예배드린 지 2년 정도 지날 무렵이었다. 갑자기 아이가 단상 앞으로 뛰어나가더니 다른 아이들과 함께 찬양에 맞춰 율동을 했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앞에 나가서 즐겁게 찬양하기를 기도했는데, 정말 그 순간이 온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랑과 기도를 주면 아이가 진실하게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을 영접하는 날이 오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동안 아이의 나쁜 버릇 때문에 고민하며 힘들었다. 아이는 기분이 좋지 않거나 자기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 얼굴에 침을 뱉었다. 반드시 이 버릇을 고쳐 주어야 해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부장님과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했고, 아이의 버릇을 고쳐 달라고 함께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러자 주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셔서 아이가 침을 뱉는 버릇을 고쳐 주셨다. 단순한 체벌로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배웠고, 아이가 성장하려면 사랑과 기도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삼 형제가 진심으로 주님을 영접하여 천국 가길 원한다. 아이들이 주님을 영접하는 그 날까지 늘 옆에 함께 있어 주고 싶다.


/김진모 교사
교회복지실 사랑부

위 글은 교회신문 <34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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