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사랑하며 배우는 귀한 직분

등록날짜 [ 2013-08-13 09:14:03 ]

교사로 충성한 지 1년 8개월이 되어간다. 지금도 처음 요셉부(초등 1~2학년) 예배에 참석했던 날이 떠오른다.

통성기도가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일어나 예배 마지막 순서로 주기도송을 부를 때였다. 작은 두 손을 번쩍 들고, 큰 소리로 주기도송을 부르는 아이들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저 예쁜 아이들을 섬기는 교사로 쓰임받게 돼서 흐르는 감사의 눈물이었다.

올해 섬기는 반 아이들은 대부분 비신자 부모 밑에서 자라고 있다. 그중 한 아이는 집이 멀어서 토요일에 교회 근처에 사는 고모 댁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예배드리러 온다. 그처럼 사모하는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한 그 아이는 전도사님이 설교 말씀을 마치면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예수님께 진실로 기도한다.

아이의 진실한 모습을 바라볼 때, 나 역시 주님의 뜨거운 사랑을 체험한다. 그 아이는 집에 돌아가서도 주중에 늘 가족 구원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한다. 피곤하고 힘들다고 쉽게 불평불만할 나이인데도, 매주 예배를 드리러 오는 그 아이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가득하다.

토요일에는 내가 맡은 아이들을 집집이 심방하러 간다. 때로 아침을 먹지 않고 잠옷 바람으로 맞이하는 아이들이 있다. 물론, 주말이라서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 한부모 가정이라 아침을 챙겨 주는 이 없어서 굶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올 때는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 마음 한편으로는 간절히 기도한다. 이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잘 자라 급속히 악하게 변해 가는 세상 속에서도 죄를 이기며 세상과 싸워 당당히 승리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해 달라고….

이렇게 아이들을 심방하다 보면 뜻밖의 곳에서 은혜를 받을 때가 있다. 어느 날, 비신자 가정 아이를 심방하러 갔다가 아이의 방문에 붙어 있는 나무 막대기를 보았다. 거기에는 삐뚤빼뚤 서툰 글씨체로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 글씨를 보니 어린아이 마음속에 복음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여실히 본 듯해 감사했다. 또 그 가정에 속히 구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

때로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다 보면, 기도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의 옆에 가서 그날 들은 말씀을 이야기해 주며 죄를 찾아 같이 기도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말해 주는 죄들이 모두 내게 해당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나 역시 그런 죄를 지으면서도 타성에 젖어 죄로 깨닫지 못했다. 아이에게 또박또박 한 가지씩 죄를 지적해 주며 기도할 때, 주님께서는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죄를 찾아 회개하게 하신다.

아직도 영혼을 사랑하며 섬기는 마음이 부족한데, 올해도 교사로 충성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주님께서 맡겨 주신 모든 아이가 후일에 자라서 귀하고 값지게 쓰임받는 주님의 일꾼이 되기를 기도한다. 나 또한 제한 없는 사랑과 섬김으로 영혼 살리는 교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현진 교사(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4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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