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내가 양육받는 자리

등록날짜 [ 2014-05-06 15:57:45 ]

섬김의 자리에 있는 영적 행복을 만끽해

9년 전, 결혼해서 살림 살고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교회에서 충성하는 일과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멀어졌다. 어느 새, 예배 때 은혜를 받아도 내 영혼은 항상 갈급하기만 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른 채 영적으로 지쳐 갈 즈음, 하나님께서 교회학교 교사로 불러 주셨다.

어린 자녀 둘을 기르면서 하는 교사 직분은 하나님께서 때에 맞은 기쁨과 위로를 주셨기에 감당할 수 있었다. 비록 육신의 삶에는 여유가 없었지만, 신입반 교사로 매주 정한 요일과 정한 시간에 전도하고 심방하면서 비신자 가정 아이들을 섬기니 내 영혼에는 기쁨과 행복이 넘쳐났다. 입에서는 찬양과 감사가 저절로 나왔다. ‘그동안 느낀 갈급함은 충성하지 못한 것이 이유였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교사로 충성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영적 싸움이 집안에서 쉬지 않고 일어났지만, 충성하려는 마음은 쉽게 식지 않았다. 내 연약한 부분을 틈타고 공격이 찾아올 때마다 눈물로 부르짖으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하지 않으면 교사 직분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매년 교사 지원서를 쓸 때마다 영적 싸움에 지쳐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시고 직분 감당할 힘을 부어 주셨다. 교사 직분이 내 영혼의 때를 위한 자리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그때마다 내 영혼의 소망을 아시는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지원서를 썼다.

9년째 교사 직분을 감당하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는 마태복음 6장 33절 말씀을 더 절실히 체험하게 된다. 내 삶에서 다른 무엇보다 교사 직분을 우선하여 수행할 때 하나님께서는 내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시고 환경도 열어 주셨다.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은혜가 크다 보니, 이제 내 영혼이 그토록 원하고 기뻐하는 영혼 살리는 일에 마음을 쏟게 된다. 주중에는 학교 앞에서 심방하고 복음을 전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열매는 없을지라도 복음을 들은 아이들이 몇 개월 후나 몇 년 후에 교회에 나오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내가 뿌린 씨앗을 직접 열매로 거두지 않아도, 다른 선생님의 손에 전도돼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기쁨과 감사가 넘친다. 당장은 교회에 놀러 오거나 친구 따라서 한두 번 오고 말지라도, 이들이 와서 잠깐 들은 복음과 체험한 섬김이 반드시 열매로 거둘 때가 올 것이며, 그 열매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연약하고 모나고 튕겨 나가기도 하는 아이들이지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아직 어린아이일지라도 교사가 진실과 사랑을 담아서 자기 영혼을 섬겨 준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주님 주신 사랑으로 더욱 진실하게 아이들을 양육하려고 한다. 내 힘만으로는 사랑할 수 없으므로 늘 주님께 기도한다.
 
어린아이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실을 교사 직분을 감당하면서 깨닫게 하신 주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영혼 사랑하는 마음과 주님 심정을 달라고 기도하며 전도하고 섬길 수 있도록 교사로 세워 주시고 써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윤미숙 교사
다윗부

위 글은 교회신문 <38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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