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내가 양육받는 자리

등록날짜 [ 2014-04-29 10:03:15 ]

6년 전, 둘째 아이가 유아유치부에 들어가자 충성할 여유가 생겼다. 청년 시절, 타 교회에서 5년간 주일학교 교사를 한 경험으로 부담 없이 지원하였으나 예상과는 달리 연세중앙교회 주일학교 교사는 만만치 않았다. 기도모임은 어찌나 그리 많은지 삼일예배 후, 금요철야예배 후, 주일 저녁예배 후 세 차례나 있었고, 토요일에도 전도하러 나갔다. 매일 성경도 읽으며 교사 자신과 어린이들을 위한 영혼 관리 일정을 감당해야 했다. 당시 교회에 다니지 않던 남편을 챙기랴, 남매를 키우랴, 직장에 다니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하지만 성령께서 감동하셔서 지원하였기에 순종하기로 했다. 모이는 자리에 열심히 참석하고, 기도하라면 기도하고, 전도하라면 전도하고, 성경 읽으라면 성경 읽었다. 하나님께서 그 순종을 예쁘게 보셨는지 내 믿음을 키우시고 반 아이들 믿음도 자라게 하셨다. 예배시간에 눈물 흘리면서 찬양과 기도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 교사인 내가 눈물을 흘리고, 내가 눈물 흘리면서 기도하는 모습에 아이들 역시 눈물로 회개하여 참으로 감사가 넘쳤다.

처음 교사 직분을 받을 때만 해도 영적으로 초신자였다. 내가 아무것도 몰라서 이것저것 귀찮게 물어볼 때마다 따뜻하고 자상하게 알려 주시는 베테랑 교사들의 섬김, 어떻게든 교사들을 영적으로 잘 양육해서 어린아이들의 믿음을 잘 자라게 하려는 전도사의 노고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주변에서 직분 감당을 도와주어 많은 경험과 깨달음을 얻었다.

우선, “영혼 맡은 사람은 자기 영혼 관리가 저절로 된다”는 담임목사님의 말씀에 절대 공감한다. 처음엔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몰랐으나, 반 아이들과 그 가족의 이름을 불러가며 각 가정에 필요한 내용을 부르짖었다. 불신자 아빠에게 핍박받는 아이가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가정이 예수 안에서 하나 되는 아름다운 미래를 보여 주셨다.

부모가 모두 예수 믿지 않는 아이들을 놓고는 ‘나 아니면 이 아이를 두고 기도해 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더 기를 쓰고 열심히 기도했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기도만 한 듯하다. 주일에 놀러 가서 못 오는 아이들로 때로는 기도에 대한 실망이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어김없이 주님은 담임목사님 말씀으로, 전도사님 말씀으로 이길 힘을 넉넉히 공급해 주셨다.

남편 역시 예수를 믿지 않았으나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가정이나 직장 환경이 교사로 충성하기에 여의치 않으나 “환경을 초월하라”는 말씀만을 붙들고 충성했더니, 남편이 적극적으로 동역해 주었다. 내가 교회에 있는 동안 자녀를 돌봐 주고, 심방이 필요한 아이들 가정에는 매주 차량 운행도 해 주었다. 주님께서 남편이 하는 차량운행 충성도 받고 기억해 주셨는지, 지금 남편은 예수가 흘린 피에 감사하여 찬양대원으로, 집사로 쓰임받는다. 할렐루야!

교만하게도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맡아 잘 가르쳐야겠다고 지원했다. 그러나 오히려 주님은 교사 직분으로 나를 가르치고 만들어 가셨다. 교육국에 들어가서 성령 충만한 전도사님을 만나 양육받고, 구령의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들과 함께 전도하며, 아이들을 위한 기도로 오히려 내가 성장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나 하나님께 나를 온전히 맡길 때 가장 완벽한 안식이 보장됨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최문희 교사
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8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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