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기도로 돕고 사랑을 나누며

등록날짜 [ 2014-07-01 13:36:28 ]

어느 날 중등부에서 교사로 충성하던 친구가 교사로 지원해 보라고 권유했다.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친구가 중등부 교사로 충성하며 아이들과 교제하는 모습을 한 해 동안 지켜보면서 나름 기도로 준비했다. 내 마음에도 중등부 교사로 충성하라는 하나님의 감동이 밀려왔다.

중·고등학교 시절,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준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께 받은 사랑으로 나는 많이 변했고, 지금까지도 그 사랑을 잊을 수 없다. 나도 이처럼 주님 심정으로 아이들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교사로 자원하여 충성한 지 올해로 4년째다.

‘중2병’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등부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다. 그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일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좀 더 친해지고 싶고, 뭔가 해 주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막막하기만 했다. 심방할 때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럴수록 아이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기도 어려웠고, 그만 중등부 울렁증이 생겼다.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아이들 앞에만 서면 표현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을 솔직하게 기도하며 하나님께 답을 구했다. ‘하나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묻고 또 물었다. 하나님께서는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심장이 뛰었다.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 내 힘, 내 의지로 뭔가를 하려고 한 점을 회개했다. ‘나’를 내려놓자 하나님께서 비로소 평안함을 주셨고, 아이들과 관계도 새롭게 다가왔다.

내 모습 그대로 대화하며 친구 같은 편안한 관계가 되니 아이들이 점점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사랑을 주는 만큼 100% 돌아오지는 않지만 진심으로 사랑해 주면 아이들은 그 사랑을 알고, 받을 줄을 안다. 지금도 무언가를 의지적으로 해야 한다는 마음은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교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한편으로는 아이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싶지만, 마냥 응석을 받아 주거나 방관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 사람 관계에서도 예의범절이 매우 중요하듯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엄격하게 가르친다. 때로는 혼내야 할 때도 생기지만, 기본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이들도 혼내는 교사 마음을 알아주는 듯하다.

교사로 충성하면서 내 신앙생활도 한층 성장했다고 느낀다. 내가 기도하지 못하고 마음이 눌려 있을 때는 아이들과 소통이 막히고 아이들 문제로 속을 썩는 일이 잦다. 그래서 항상 성령 충만하려고 기도한다. 동시에 주님 심정, 부모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아 간다. 중등부 첫해에 맡은 아이들이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어서 반갑게 인사하며 달려올 때, 방황하던 아이가 주님을 만나 변화하고 성적우수자가 되어 강단에서 장학금을 받을 때, 함께 콩트하며 울고 웃던 아이들이 이제 고3이 되어 진로를 고민하는 모습들을 볼 때 가슴 한 쪽이 찡하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꿈이자 미래인 아이들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기도로 돕고 사랑하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안미라 교사
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391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