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기’ 실천하며

등록날짜 [ 2014-12-01 14:01:05 ]

처음 중등부 교사 직분을 맡을 땐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내 중등부 시절을 회상하면 설레어서 기대가 됐지만 가장 예민할 시기인 중등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까하는 생각에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부담스러워도 신령한 부담이니 신뢰해 주신 전도사님께 감사하며 중등부 사역을 열심히 수종들리라 다짐했다.

처음에는 공과를 어떻게 진행할지 많이 고민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신앙서적을 읽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가며 준비했다. 드디어 첫 공과 시간, 청년회 때 양육받은 내용으로 공과를 진행했다. 그때 듣고 배운 그대로 했는데 이게 웬걸! 아이들은 청년들과 태도가 완전히 달랐다.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내가 한 마디 하면 열 마디를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공과 공부를 부랴부랴 마치고 아이들을 보낸 후 망연자실했다. ‘오늘 나 뭐한 거지?’

올해는 나 자신부터 중등부에 적응하기에 바빴다. 중등부에 와서 청소년 사역 자료를 많이 접했고, 선임 교사이자 3학년 학년장인 서정철 선생님의 사역 을 보며 많이 배웠다. 지금도 선생님의 중3 학생 사역 모습에 늘 도전받는다. 서 선생님의 사역 핵심은 자신이 일하는 시간 외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아침저녁으로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힘들면 같이 힘들어 하고, 아이들이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며 학생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았다. 나 역시 중등부 사역 중심을 함께하기로 삼고 실천하려 했다.

그래, 평일에 아이들 만나서 형처럼, 때로는 삼촌처럼,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야지.’

상반기에는 아이들과 덜 친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 후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먼저 나를 찾아와서 자기의 희로애락을 털어놓았다. 학생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노라면 어느새 내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아이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며 내 신앙생활을 돌아보기도 했다. 한 아이는 결손가정으로 친척 집에서 신앙생활 하고 있다. 친척은 아이가 우리 교회에 다니는 것을 싫어해서 교회 갈 때마다 꾸중을 한단다. 그런데도 아이는 교회에 꾸준히 와서 예배드린다. 학업 성적도 훌륭해 항상 상위권이다. 주님과 뜨겁게 교제 중인 그 아이의 고민은 가정이나 친구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과 관계가 변덕스럽다는 것이었다.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기도할 때는 정말 주님만 생각하고 주님께 영광 돌리는데, 학교에만 가면 그런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 아이가 학교에서 예수님을 자주 잊는다는 고민을 털어놨을 때 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것처럼 마음이 찔렸고 주님께 죄송했다. 이제 중학생인 아이도 삶 속에서 이런 신앙 고민을 하는데, 교사인 나는 예수님을 늘 잊고 살고 내가 기독교인인 것조차 망각한 채 내 마음대로 살았기 때문이다.

이 녀석, 나보다 백 배 더 낫네.’ 그 아이와 대화 후 삶에서 주님과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24시간 예배자의 삶을 살자고.

지금 정든 이 아이들이 내년이면 고등부로 간다. 내년에도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을 최고로 모시고 그분께 순종하며 아이들과 함께하기사역을 하려고 한다. 주님께서 내게 맡겨 주신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외된 자 없이 돌보며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황광현 교사

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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