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

등록날짜 [ 2015-03-02 14:02:58 ]

지난해 4,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해 누나의 소개로 교회복지실과 인연이 닿았고, 올해는 교회복지실 교사로 지원했다. 연세중앙교회 교사로 충성하기까지, 그동안 나의 신앙 행전에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주님을 처음 만난 것은 열두 살 때다. 집 앞에서 혼자 놀고 있을 때, 교회 유년부 선생님이 내 손을 붙잡고 교회로 인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신앙생활은 무척 행복했다. 어린 나이에도 교회 사모님이 설교하시는 한 시간 동안 집중하여 들으며 성경 말씀을 배웠고, 사모님께 칭찬을 들으니 교회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찬양을 좋아하여 사모했더니 소리만 들어도 음을 찾아내 악보를 만들 만큼 성령께서 역사해 주셨다. ·고등부를 거치며 찬양 인도자로 충성하였고, 청년부에 올라가서 주님의 은혜로 청년회장을 맡았다.

어느덧 내 안에 교만이 자랐다. 신앙생활을 잘 못하는 형제들을 질책하며 사랑 없는 율법의 잣대로 정죄하였다. 얼마 후, 내 믿음에 맞는 교회를 찾겠다며 그곳을 떠났고, 그렇게 1, 2년 시간이 흐르더니 20년이 지나도록 방황은 멈추지 않았다. ‘돌아오라는 주님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세상에 취했다. 그러던 중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사고를 두 번이나 겪고서야 주님을 찾았다. 하지만 세상이 유혹했고, 나는 다시 세상을 따라갔다.

그 후에는 내 삶이 무너졌다. 깊은 암흑에 빠진 나를 주님께서는 지난해 4월 흰돌산수양관으로 인도하셨다. 그곳에서 죄로 가득한 나 자신을 보게 하셨다. 수양관에서 성경을 읽으며 불순종한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었음을 깨달았다. 망연자실했고 할 말을 잃었다. 주님 앞에 지난날을 회개하며 울고 또 울었다. ‘! 이렇게 참담한 일이!’

올해는 교회복지부 교사로 인도하셨는데 이 직분마저 감당 못하겠다고 하면 주님께 불순종하는 꼴로 여겨졌다. 모든 어려움을 주님께 맡기고 복지부 교사에 지원했다.

처음 교회복지부 소망실에 와서 지체들을 보니 나의 한없는 나약함이 보였다. ‘저들에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을 통해 더욱더 주님을 의지하게 되었다.

섬길 지체를 처음 만났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아 참 난감했다. 손발을 동원해도 마음을 알 길 없으니 단지 함께 예배드려 주는 일이 교사 역할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조금씩 말이 통하고 지체가 예배 중 뜨겁게 아멘하고 소리칠 때는 그 믿음에 감동했다. 조금씩 변화하는 지체의 모습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를 느꼈다.

얼마 전 교회복지국 장애인 지체 중 이제 30대 초반인 L자매가 소천했다. 뇌 발달 효소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 약해 정신지체가 됐다는 L자매. 2~3세 어린아이의 지능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 지체를 섬기던 많은 교사가 몹시 안타까워했다. 나도 L자매를 안 지 2개월밖에 안 되지만 사랑의 힘으로 더욱 섬기지 못한 부족한 내 모습에 주님을 바라보았다. ‘주님, 과연 제가 교사를 해도 됩니까?’

이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너무나 부족하지만, 주님께서 교사 직분을 맡기셨다. 약할수록 더욱 가까이서 함께 일해 주실 주님을 믿고, 올 한 해 주님께 온전히 순종해 교사 직분을 감당하리라 다짐해 본다.


/박창선 교사

교회복지실

위 글은 교회신문 <4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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