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좋은 영적 영향력을 끼치길

등록날짜 [ 2015-05-18 11:36:39 ]

3년 전, 같은 여전도회에 속한 자매가 유아유치부 교사에 함께 지원해 보지 않겠느냐고 권면했다. 직장인이라서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망설였고, 주일 여전도회 모임에서 교제를 나누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지금까지 내가 받은 섬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는 심정에 교사 직분을 맡기로 했다.

막상 교사로 충성해야겠다고 각오했지만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의 영혼을 맡는 교사라는 직분이 얼마나 중요하고 책임이 막중할지 생각하니 두려움과 떨림이 밀려왔다.

첫 공과 수업을 앞두고는 실수 없이 하려고 우리 집 아이들을 앞에 앉혀 놓고 예습했다. 내가 상상했던 수업은 아이들이 얌전히 선생님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말씀을 듣고 교제를 나누는 것이었는데, 현실은 딴판이었다. 수업 시간 내내 정신없었고, 아이들이 산만해서 준비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 참 아쉬웠다. 그래도 깨달은 점은 많았다. 교회학교 어린이의 영혼을 섬기는 교사는 영적인 일이기에 인간적인 노력보다 기도로 준비하며 주님의 도움으로 교사 직분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교사 직분이 부담스럽거나 힘들 때도 있지만, 교사 생활은 신앙생활에서 흐트러질 수 있는 내가 바로 세워지고 더 많이 기도하는 계기가 되어 주님께 감사한다.

지난해에는 그저 심한 개구쟁이였던 5~6세 아이들이 지금은 의젓하고 멋지게 키즈 글로리아나 쏠티로 쓰임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이처럼 아이들을 값지게 써 주시고 이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게 해 주신 주님께 참으로 감사한다.

유치부 아이들 가정도 심방하는데 사실 아이보다는 아이의 부모님과 만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첫해에 가정 심방한 영진이(가명)는 자기네 집에 교회 선생님이 찾아왔다는 한 가지만으로도 주일에 몇 번 만난 선생님이 보고 싶다며 먼저 전화하고, 예배드리길 사모하며 교회에 왔다. 영진이의 사례를 보고 가정 심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또 심방하다가 믿음의 본이 되는 부모에게는 되레 나 자신이 은혜를 받고 돌아온다. 문제가 있는 가정을 두고는 더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심방하며 그 아이와 가정을 놓고 더 진실되게 기도할 수 있게 되고, 내게 은혜를 부어 주시는 주님께 감사한다.

교사를 하면, 어제까지는 교회 성도의 아이가 마치 내 아이같은 마음이 든다. 담임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자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냥 으레 하시는 말씀으로 여겼었다. 그런데 그 말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교사가 되고서 느낀다. 교사로서 책임감과 함께 이런 사랑의 마음을 느끼게 되어 참 감사한다.

아이들이 믿음으로 바로 세워지고, 예배 때 하나님과 만남이 이전보다 진실하고 진지해졌다고 느낄 때 교사로서 보람을 갖는다. 지금보다 더 아이들 영혼을 사랑하고, 기도로 섬겨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남희 교사

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43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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