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어린아이와 같은 심정으로

등록날짜 [ 2015-11-16 16:08:00 ]

지난해 11, 새 회계연도를 앞두고 대성전에서 진행된 교육국 교사 임명식에서 내 이름이 불릴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유아부(5) 찬양 리더 육마리아

지난해에 유치부(6~7) 아이들을 교사로서 섬겼고, 올해도 당연히 그 아이들과 함께하리라 생각한 터라 얼마나 놀랐는지. 임명받은 교사들과 강단에 올라가는 내내 어안이 벙벙했다.

놀람 반, 설렘 반으로 유아부 찬양 리더로서 귀여운 꼬맹이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

처음에는 ‘5세 아이들이 찬양을 따라 할 수 있을까?’ 염려가 컸다. 몇몇 교사도 나와 비슷한 마음인 듯했다.

“5세 아이들 찬양지도? 그냥 선생님이 애들 앞에서 재롱떠는 거지요, .”

하지만 고민 많은 마음도, 들리는 우려의 소리도 잘라내고 오직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사명으로 알고 꼭 붙들었다.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찬양할 기회를 주신 거야! 내가 언제 또 이렇게 율동하며 찬양해 보겠어!’

생각을 믿음으로 바꾸니 기쁨이 몰려왔다. 그리고 기도했다.

하나님,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간만큼은 세계 70억 인구 중에 누구보다 가장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시간이 되게 해 주세요.”

유아부 아이들을 만나 보니 모든 것이 내 소심한 걱정임을 확인했다. 토요일마다 찬양 연습을 하러 오는 천사 같은 아이들 13명과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매 순간 유아부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아이들을 사랑하려고 왔는데 오히려 내가 사랑을 받았고, 예수를 전하러 왔는데 이미 이곳에 계신 예수를 봤다.

주님의 은혜를 더 깊이 느끼고 깨달으며 아이들 앞에서 찬양을 인도하다 보니 주님 심정과 담임목사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강단에서 꼭 함께 천국에서 만나야 한다고 울먹이시던. 예전에는 그렇게까지 애절하게 설교하는 목사님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 눈앞에 올망졸망 앉아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이 만약 지옥에 간다면 그 애통하고 미어질 마음은 이 세상 그 무엇과 비교해도 표현이 안 된다. 이제야 주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때로는 유아부 아이들이 예배 시간에 기도하지 않고 멀뚱멀뚱 눈을 뜨고 있어 속이 상하고 애가 탄다. 또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한다.
 
, 죽게 된 사정을 모르고 태평하게 앉아 있는 내 모습이 저렇구나. 그런 모습을 하나님께서 보실 때 얼마나 속이 터지고 답답하실까.’

주님이 애타하시는 마음을 알고 난 후, 찬양할 때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친구들! 우리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자! 한 명도 지옥 가면 안 돼! 꼭 천국에서 우리 다 같이 만나야 해요.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한 명도 빠진 사람이 있으면 안 돼요! 우리 하나님께 약속하는 거야. 하나님, 우리 꼭 다 천국 가서 하나님 만날게요. 천국 가는 그 날까지 함께해 주세요!”

그럴 때면 단순히 나와 아이들만 손가락을 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도 새끼손가락을 걸어 주시는 약속이라 눈물이 난다.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사랑하사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어 주신 주님의 그 형언할 수 없는 은혜 앞에 우리 아이들과 내가 하나님을 향한 순수함과 감사를 가지고, 꼭 천국에서 만나 주님과 함께 새끼손가락을 걸어 한 약속을 웃으며 회상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사랑해요, 예수님!


/육마리아 교사

유아부

위 글은 교회신문 <45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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