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영혼 섬김의 기쁨을 누리며

등록날짜 [ 2016-04-18 14:58:16 ]

교사로 충성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내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어느덧 고등부 교사 직분을 맡은 지 2년째다. 처음부터 고3 반을 맡았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중대사를 앞둬서인지 아이들이 주일에 학원 가느라, 또 주중에 밀린 개인 공부를 하느라 상반기 예배 출석이 저조했다.

아무리 바쁜 용무가 있다 해도 주일에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중심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초조한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성급하기보다는 천천히 다가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신앙을 바로 갖도록 기도했다. 또 교사 직분을 포기하지 않고 감당하도록 기도에 힘을 쏟았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체험했다.

기훈(가명)이는 고교 2학년까지는 신앙생활을 잘하다가 고3이 되면서 교회에 발길을 끊었다. 어떻게든 연락해 예배드리게 했지만, 조그마한 핑곗거리만 생기면 어김없이 예배에 빠졌다.

그러던 중 지난겨울, 기훈이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혈당치가 급격히 치솟은 것이다. 급히 입원해야 했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들었다. 교사와 함께 병원으로 찾아갔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기훈이를 보자 마음이 아팠다. 눈물로 기도한 후, 기훈이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후에도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일예배에 기훈이가 모습을 나타냈다. 어느새 기훈이가 마음을 돌이켜 퇴원 후 주일이 되자 하나님께 예배드리러 교회에 온 것이다.

승준(가명)이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 승준이는 자신의 신앙보다는 어머니의 신앙으로 교회에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3이 되자 예배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 승준이에게 신앙 조언을 많이 해 주고, 물심양면으로 섬기며 살뜰히 챙겼다. 그랬더니 하반기가 되자 승준이가 예배에 꾸준히 나왔다.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 스스로 주의 일을 하는 승준이를 보며 큰 기쁨을 맛본다.

지현(가명)이는 언니와 함께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한다. 지현이도 고3 내내 교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현이를 두고 꾸준히 기도하면서 심방했다. 지현이는 그동안 혼자 끙끙 앓던 부모님 문제를 내게 털어놓았다. 담당교사에게지만 가정사를 꺼낸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솔직히 말해 주어 놀랐다. 동시에 내게 마음 문을 열어 주어 고마웠다. 그 후 더욱 각별히 챙겨 주었는데, 하반기부터 예배에 꾸준히 참석했다.

직업상 나는 평일은 지방에서 지내고 주말만 서울에서 지내 교사 직분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기도 응답을 체험하고,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힘이 아닌, 하나님 은혜로 이 직분을 감당한다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 나 자신도 신앙생활을 잘하게 된다. 하나님 말씀을 지키려고 하면 현실과 환경에 부딪힐 때가 잦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면, 하나님 말씀이 다 옳고 생명의 말씀이기에 환경을 이기고 따르려 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 주신 우리 반 아이들을 자녀처럼 여기며 섬기고 싶다. 아니, 이미 내 자녀다. 아이들이 이 마음을 알까. 아이들을 섬기면서 하나님과 담임목사님의 애절한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부족한 자에게 귀한 직분을 주셔서 내 영혼 또한 살리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선광규 교사

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7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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