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말썽꾸러기도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

등록날짜 [ 2016-10-10 10:00:19 ]

2014년 말 무렵, 교회학교 부장 선생님께서 내게 전화했다.

“2015년에는 교회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섬기면 어떨까요?”

뜻밖의 권면에 잠시 당황했다.

‘과연 내가 교사로서 자격을 갖췄을까?’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망설임도 잠시, 그 권면을 주님 뜻으로 여기고 교사 지원서를 썼다.

교사 직분을 하면서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다. 주님께서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기에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

초등학교 3학년생 진희·진우(가명) 쌍둥이 형제가 전도돼 우리 반에 배정됐다. 진희·진우 형제는 1년 동안 주일예배를 빠지지 않고 잘 드렸다. 그런데 성훈이(가명)가 전도돼 우리 반에 오면서 문제가 생겼다. 성훈이는 쌍둥이 형제와 같은 학교에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셋이 자주 어울려 다녔다. 그러더니 쌍둥이 형제의 예배 태도가 점점 나빠졌다. 차츰 예배에 빠지는 횟수도 늘었다. 성훈이가 쌍둥이 형제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쌍둥이 형제의 담당 교사로서 두 아이가 성훈이와 멀어지기를 바랐다.

어느 날 예배를 방해하는 성훈이를 불러 말했다.

“성훈아, 교회에 오기 싫으면 진희·진우가 교회 오는 것만이라도 방해하지 마라.”

잘 타일렀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 후 성훈이가 교회에 나오지 않더니 쌍둥이 형제마저 교회에 발길을 끊었다.

가장 믿고 따르던 아이들의 영혼을 빼앗겼다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동역하는 교사들에게 아이들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주님께서는 애절한 간구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셨다.

쌍둥이가 교회에 안 나온 지 3개월 지났을 무렵, 놀이터에서 둘을 만났다. 그 곁에 성훈이도 있었다. 교회 친교실로 데려와 치킨을 배달시켜 먹으며 대화를 깊이 나누었다.

동료 교사가 하나님과 천사와 마귀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교회에 다녀서 예수를 믿으면 죄 사함받아 천국에 가지만, 교회 못 가게 가로 막는 마귀 말을 들으면 결국 죄만 짓다가 영혼의 때에 지옥 가게 된다고. 아이들은 호기심을 갖고 귀 기울여 들었다. 마침내 다시금 교회에 나와 하나님께 예배드리기를 결단했다. 그때 여러 달 동안 내 마음을 몹시 힘들게 했던 성훈이가 말했다.

“저는 이제 하나님을 믿어요.”

깜짝 놀랐다. 성훈이도 주님께서 맡겨 주신 귀한 영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주님처럼 사랑하지 못하고 그저 예배 참석 인원으로 생각해 영업사원처럼 예배 인원 실적 내기에 급급했었다. 그런 초라한 내 모습을 발견하고 회개했다. 결국 그 주에 쌍둥이 형제뿐 아니라 성훈이도 교회에 함께 나와 하나님께 예배를 올려 드렸다.

주님 앞에 깨어 눈물로 기도하고, 시간을 할애해 더 기도하면 주님과 관계가 열린다. 그러면 아이들도 예배를 잘 드린다. 반면 한 주 동안 죄짓고 예배와 기도에 실패하면 주님과 관계가 멀어진다. 그때 맡은 아이들도 예배 자리에 나오지 않는다. 이 사실을 매주 직접 경험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을 확실히 체험하고 나니 이제 내 영혼과 맡은 영혼을 반드시 살려 내리라 다짐한다.

자격 없는 자에게‘교사’라는 귀한 직분을 주셨다. 계속 충성할 기회를 주시고 영혼 살릴 소망도 주님께서 주셨다. 이 모든 일을 하시고 교사로 써 주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김도단 교사
천왕범박 지역부

위 글은 교회신문 <49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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