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마를 틈 없는 눈물

등록날짜 [ 2017-03-13 14:07:39 ]

아이들은 거짓이 없다. 느끼고 본 대로 표현한다. 어린이의 순수한 모습이 좋아 유치부(6~7세) 교사로 지원했다. 벌써 3년 됐다.

지금은 유치부에서 찬양팀 드럼 연주와 신입반 보조 교사로 섬기고 있다. 드럼 전공자는 아니지만 중학생 때부터 영상을 보면서 꾸준히 연습했다. 실력이 쌓일수록 드럼 연주로 주님께 쓰임받고 싶어졌다.

연세중앙교회는 5년 전 처음 왔다. 영적인 말씀에 은혜를 듬뿍 받았지만, 음악 전공자가 많은 교회에서 드럼 연주자로 쓰임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1년 전에 기회가 왔다.

“주님, 부족한 저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 피와 예수 이름만 찬양하길 원합니다. 어린이들이 주님께 찬양하며 영광 올려 드릴 때 그 연결 다리가 되게 해 주세요.”

드럼 연주로 주께 영광 올려 드리겠다는 오랜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부족한 자를 사용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찬양 연주가 끝나면 바로 보조 교사로 충성한다. 유치부 신입반 궁동 지역 보조 교사로 2년째 섬기고 있다. 궁동 지역에는 사랑에 목마른 아이가 많다. 어린이들의 아픈 가정사는 곧바로 내 기도 제목이 된다. 아이들을 만나고 오는 날은 더 애절하게 기도하게 된다.

3년 차 교사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지웅(가명)이다. 처음 만날 때 일곱 살인 지웅이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슬픈 가정사로 가슴앓이하는 아이였다. 편모 가정 보호 시설인 모자원에서 지웅이와 어머니, 그리고 이복형제들이 지낸 적 있다. 지웅이 어머니를 몇 번 만났는데, 늘 어두워 보였다. 생기 없는 얼굴과 축 처진 어깨가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어린 지웅이가 가정이 갈라지는 현장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그 상처받은 마음을 생각하면 내 마음도 아파 왔다. 예수님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받기를 바랐다.

지웅이는 모든 면에서 결핍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무엇을 사더라도 지웅이가 생각났다. 특히 생필품을 살 때면 지웅이네 몫으로 하나 더 샀다. 지웅이를 잘 돌보라고 주님께서 주신 심정일 것이다.

그렇게 보살핌을 받은 지웅이는 신앙생활을 잘하더니 1년 후 정회원으로 등반했다. 하지만 요즘 교회에서 통 지웅이가 보이지 않는다. 연락도 끊겼다. 수소문해서 꼭 지웅이를 주님 곁으로 이끌어야겠다.

매사 부모 결정을 따라야 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부모의 신앙 여부가 무척 중요하다. 지난해 여름성경학교 때도 이런 사실을 절감했다. 선영이(가명)를 위해 기도하던 중, 그날따라 비신자인 선영이 부모님이 떠올랐다. 그들이 예수 몰라 죄로 지옥 갈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특히 선영이 아빠는 예수 믿는 것을 싫어하셨다. 선영이가 교회 오는 날은 아버지가 출장 갔을 때뿐이었다. 선영이가 예수 잘 믿고 천국 갈 수 있도록, 그 부모가 예수를 꼭 영접하도록 진실하게 눈물로 기도했다. 선영이도 그 마음을 느꼈는지 펑펑 울었다.

집과 직장이 경기도 안성에 있다. 평일에는 담당하는 어린이들을 돌아보지 못해 주님께 죄송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주님 심정을 갖고 진심으로 사랑하리라 다짐한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안지수 교사
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5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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