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언니처럼, 때론 친구처럼
안성은(고등부)

등록날짜 [ 2017-12-13 14:43:24 ]

신앙과 학업 병행 어려움 겪는 학생 마음 잘 알기에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고등부 교사에 지원해
아직 풋내기 교사지만 영혼 사랑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워
 
‘두근두근’

마치 잉태한 엄마가 아기 심장 소리를 처음 들은 것처럼 담당 학생 명단을 받았을 때 심장이 두근거렸다. 고등부를 졸업함과 동시에 고등부 교사 지원서를 냈다. 고등학생 시절, 나도 불확실한 미래가 무척 두려웠고 신앙생활과 수험생활을 균형 있게 병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에 기도와 사랑으로 고등학생들을 섬기고 싶었다.

드디어 학생들과 처음 만나는 시간,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며칠 전만 해도 선후배 사이였던 아이들을 교사와 학생으로 만나니 꽤 어색했다. 아직 학생들에게 연륜을 가진 노련한 선생님이 되어 줄 수 없어, 그저 그들보다 먼저 한 발 뗀 믿음의 선배로 다가가고 싶었다. 내 힘으로는 그들 영혼을 사랑할 수 없으니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 기도의 응답으로 한 영혼, 한 영혼을 주님 심정으로 품을 수 있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가장 전해 주고 싶었던 것은 예수님이 주신 영원한 생명이었다. 죄와 저주와 영원히 불타는 지옥에서 구원해 주신 예수의 십자가 피의 은혜가 그들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삶에서 주님의 은혜가 나타나기를 기도했다.

첫 고등부 금요철야기도회에서 우리 반 참석 인원은 ‘0명’이었다. 교사인 나 혼자 기도했다. 기도할 때마다 맡겨 주신 학생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 가며 기도했다. 주님은 기도할수록 주님 심정을 주셔서 그 영혼의 사정을 알게 하시고 구체적으로 기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지금은 담당학생 13명 중 7명이 금요철야기도회를 함께한다.

처음에는 기도하기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꾸준히 기도하자 각자 믿음 안에 바로 섰고 지금은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는 주님의 일꾼이 되었다. 올해 받은 가장 큰 기도 응답은 반 학생들이 예수로 생명을 얻고, 그 생명을 예수 몰라서 죄 아래 살다 죽어 갈 친구들에게 전해 주었다는 점이다. 기도 응답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응답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어색함이 흐르던 첫 만남과 달리 연말을 앞둔 우리 반은 어느덧 ‘기도’로 예수 안에서 하나 되어 있었다. 주님께서는 기도로 내 영혼에 생명을 주시고 아이들을 주님 심정 가지고 사랑할 구령의 열정도 공급하셨다. 기도하지 않고 내 힘으로 하려 했다면 백 번이고 포기했을 터다. 이 사랑은 오직 기도해 주님께 공급받은 것이다.

우리 반 학생들이 나를 보면 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 제가 말 안 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변함없이 기다려 주셔서 감사해요.” 학생들이 그렇게 말할 때면 나는 항상 똑같이 대답한다. “선생님 사랑이 아닌 주님께서 주신 사랑이야”라고. 주님이 너를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셨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다고 말해 준다.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의 사랑이었다.

한 해 동안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감사한 점이 많다.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기까지 사랑해 주신 구속의 은혜도 감사하고, 주님 일에 부족하고 흠 많은 나를 사용해 주신 것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예수님의 목숨 값으로 산 천하보다 귀한 학생들을 섬기게 하신 것이 감사하다.

2018 회계연도에도 주님께서 주신 귀한 직분 더 기도하여 주님 주신 힘으로 감당하리라 다짐한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안성은 교사
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55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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