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님, 제가 대신 아플게요 아이들만큼은 힘들지 않게 해주세요
최혜지 교사(고등부)

등록날짜 [ 2018-07-31 13:32:21 ]



아이들이 쌤에게 바라는 건 ‘관심과 사랑’
마음 통하자 주 안에서 소중한 관계 돼
귀중한 아이들 내게 맡겨주신 주님께 감사


고교 시절, 진로 결정의 어려움을 겪고 삶 또한 힘들었을 당시 내게 은혜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했다. 그 은혜를 학생들에게 간증하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나누고 싶었다. 이것이 2년 전, 지인의 고등부 교사지원 권면에 바로 순종한 이유다.

처음에는 염려도 많았다. 10대 후반 고등학생들이 20대 초반인 나를 교사로 여겨줄지,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공과시간에 어떤 말씀을 전해야 할지…. 며칠을 고민했다. 막상 교사가 되고 보니 쓸데없는 염려였다. 먼저 나 자신이 학생들이 하나님께 꼭 쓰임 받는 자가 되길 소망하고 공과 시간마다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학생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게 할지 고민하니 할 말이 절로 떠올랐다. 아이들이 죄짓는 모습을 보면 절대로 지옥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혼을 내기도 했다.

아이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부족한 나를 만나 그러지 못할까 봐 걱정돼 수시로 눈물로 기도했다. 또 학생들 영혼 살려달라고, 학생들이 믿음생활에 도태되지 않게 꼭 붙들어 달라고….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님께서는 아이들을 변화시켜 주셨다. 교회에 잘 나오지 않던 아이가 주의 일에 충성을 하고, 부모님과 틀어진 관계를 회복했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래도 안심하긴 일렀다. 한 주에 한두 차례씩 아이들이 시험에 들 일이 생겼고, 그럴 때마다 믿음이 무너졌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찢어졌지만 아이들이 약해질까 봐 애써 쓴 소리를 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선생님은 더 힘들었어. 기도하지 않아서 그런 거니 기도하자. 하나님께서는 절대 너를 망하게 그냥 두지 않으셔.”

그렇게 말하고 밤에 요한성전 구석에 앉아 몰래 눈물을 훔쳤다.

‘주님, 제가 대신 아플게요. 아이들만큼은 힘들지 않게 해주세요. 제가 대신 힘들게요.’ 나 때문에, 교사의 기도가 부족해 우리 아이들이 힘들고 이런 어려움이 오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나부터 회개해야겠다고 다짐하며 기도했다.

교사가 돼 보니 내가 맡은 영혼이 왜 이리 소중한지…. 뭘 해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나누고 싶다. 담임한 한 해 동안 ‘친구’가 돼 주자는 마음으로 고민상담, 학교 성적 관리, 신앙상담 등으로 매일같이 연락하고 만났다. 마음이 통했는지 아이들도 깊은 속 얘기를 꺼내며 내게 의지했다.

아이들은 교사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관심과 사랑. 친동생처럼 사랑해주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쫓아 다녔다. 학교, 독서실, 먼 거리 지방까지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오히려 나를 찾았다.

“쌤, 왜 오늘은 안 와요? 언제 올 거예요?” “우리 언제 만나요?” “쌤, 보고 싶어요!”

아이들과 일과를 공유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제는 주 안에서 서로 소중한 관계가 됐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절대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다.

하나님께선 아이들을 통해 내 지난날을 돌아보아 회개하게 하시고 내가 힘들어 지칠 때 위로해 주셨다.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늘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선생님을 위해 기도 할게요.”

나도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하나님은 얼마나 사랑하시고 소중히 여길까. 귀중한 아이들을 내게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하나님의 심정을 더 깊이 알고 더 열심히 직분 감당하리라 다짐한다.

최혜지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5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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