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한 번도 기도한 적 없는 아이가 기도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미영 교사(유치부)

등록날짜 [ 2018-08-20 13:13:02 ]



오랜 기다림과 포기하지 않는 애절한 기도와
주님 사랑만이 어린 영혼 살릴 수 있음 깨달아

교육국에서 가장 어린 유아유치부 아이들을 섬긴 지 올해로 15년째다. 4년 전부터는 6~7세 유치부를 담당하고 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딤후3:16).

이 말씀처럼 6~7세는 하나님 말씀을 듣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인성과 영성이 자라고, 믿음의 자녀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되는 중요한 시기다.

주일 오전 10시5분이 유치부 예배 시간이다. 어린이들이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비전교육센터 4층 유치부실로 온다. 부모와 떨어져도 예배를 잘 드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잠시도 부모 곁을 떠나기 싫어 울고불고 매달리는 아이도 있다. 우리 반 희석이(가명)는 후자다. 주일예배 때마다 헤어지기 싫다며 자기 엄마의 다리를 붙잡고 펑펑 울어 댄다. 그럴 때면 교사가 나서야 한다. 어머니를 안심시켜 주일예배에 은혜받도록 보내 드린 후, 희석이를 품에 안고 기도해 준다. 그러면 조금 지나 울음을 뚝 그치고 조용해진다.

그런데 즐거운 찬양 시간이라 다른 아이들은 모두 율동을 하는데 희석이는 가만히 앉아만 있는다. 기도 시간이 돼도 아예 입을 열지 않는다. ‘아직 어려서 기도를 못 하겠지’. 어른들이 대부분 하는 생각이지만 오산이다. 인격을 가진 자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하나님께서 하나뿐인 독생자 예수를 죽이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셔서 죄를 사해 주시고 영원한 천국을 주신 감사와 기쁨의 표현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게 된다.

여름성경학교를 앞두고 진행하는 교사 작정기도회에서 우리 반 아이들 이름을 한 명 한 명을 불러 가며 기도했다. 그러던 중 희석이 차례가 되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주님, 입을 열어 찬양하고 죄를 고백하며 기도하는 아이가 되게 해 주세요.” 오직 창조자이시고 치료자이신 주님만이 할 수 있으시기에 매달려 기도했다.

여름성경학교 말씀 듣는 시간, 꾸벅꾸벅 조는 희석이를 보니 안쓰러웠다. ‘아직 어려서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하나님 말씀을 들어야 그 영혼이 살기에 희석이를 그냥 졸게 둘 수는 없었다. 일으켜 세우고 물을 조금 마시게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최후 수단으로 단체로 입은 빨간색 유치부 티셔츠 윗부분에 물을 조금 묻혀 주었다. 시원한 물이 피부에 닿자 그제야 잠에서 깨어난 희석이는 정신을 차리고 말씀을 집중해서 들었다. 이어 기독교 영화 속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비디오로 상영됐다. 희석이는 예수님이 채찍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 십자가 형틀에 매달린 예수님 손에 못 박는 모습을 보더니 눈물 흘리며 말했다.

“예수님 아프시겠어요….”

우는 희석이를 안아 주면서 말했다.

“그래, 예수님이 얼마나 아프실까? 너를 사랑해서 죄짓고 지옥 가지 말라고 아픔도 참으시고 예수님이 대신 벌 받는 거야. 회개하고 죄짓지 말자. 네 죄 때문에 죽으신 예수님 생각하면서 잘못했다고 말씀드려.”

그러자 지난 일 년간 한 번도 기도한 적 없는 아이가 드디어 입을 열어 울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은 세상 금은보화를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요 행복이다. 오랜 기다림과 포기하지 않는 영혼을 향한 애절한 기도, 그리고 주님의 사랑만이 어린 영혼을 살릴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미련하고 자격 없고 한없이 연약한 자를 교사로 불러 주신 주님 은혜에 감사하고 어린 영혼을 살리는 동역자로 삼아 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김미영 교사(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5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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