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방황하는 청소년들 복음으로 회복시키소서
박희경 교사(중등부)

등록날짜 [ 2018-09-20 11:23:24 ]



부모도 본인도 믿음 없는 신입반 중학생들
당장 열매 보이지 않아 좌절할 때도 있지만
한 영혼 소중히 여기며 내 믿음 성장하게 돼



“직업이 학원 강사니 교회학교 교사를 해 보는 게 어떻겠어요?”

수년 전, 구역장님이 권면했다. 내 대답은 “싫어요”였다. 주일만은 사춘기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나 보다. 기도할 때마다 중등부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결국 순종하기로 마음먹었고, 아는 이 없는 중등부에 교사 지원서를 냈다. 그게 2년 전이다.

신입반을 맡아 드린 첫 예배! 가슴 뭉클했다.

‘하나님이 정말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보내 주셨구나.’

하지만 감동도 잠시, 아이들의 예배 태도에 사뭇 놀랐다. 머릿속에 그려 본 중등부 예배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어수선하다 못해 시끄러웠다. 설교에 집중하거나 기도 시간에 기도하는 아이는 소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입반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비신자였다. 부모에게 신앙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전혀 없고, 교회 다닌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부모의 기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아이들이기에 교사의 기도가 절실히 요청됐다. 정말 섬세한 영적 돌봄이 필요했다.

신입반 아이들은 주일마다 집에서 교회까지 차로 데려오고 데려다주어야 했다. 일주일 내내 그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토요일마다 심방 가서 주일 예배에 꼭 나오라고 단단히 약속해도 주일 아침이면 약속을 어기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힘이 빠지고 낙심도 됐다. 불신 가정이라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예배에 못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또 특수한 가정환경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도 있었고, 성품이 모나고 비뚤어진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팠다.

직장생활 하랴, 자녀를 돌보고 집안일 하랴, 교사로 충성하랴 쉴 틈이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교사 직분이 부담스럽고 자신도 없어졌다.

‘내가 교사 직분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잘못해서 하나님께 책망받지는 않을까?’

두려움을 안고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 감동하셨다. ‘그 아이들 모두 핏값 주고 산 소중한 영혼이다. 그 영혼은 내가 책임진다.’ 맞다! 교회학교에서 교사가 일하는 것 같아도, 실상은 주님께서 일하신다. 교사는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고, 기다려야 할 때 기다려야 하는 주님의 도구일 뿐이다.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도록 나를 더 비우고 내려놓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지난날을 회개했다.

그 후, 다시 아이 한 명 한 명 관심을 깊이 기울였다. 하나님께서는 아이들에게 큰 계획과 관심을 갖고 계시니 그들을 소중하고 귀하게 바라보게 됐다. 심방하고 예배드리면서 아이들의 믿음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 대할 때면 무척 감사하다.

그렇게 중등부 신입반 교사 2년을 보냈다. 하나님은 영적 경험과 깨달음으로 나를 성장시키셨다. 신입반 아이들의 모습에서 하나님 앞에 철없고 불순종하는 내 모습을 발견케 하셨고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게 하셨다.

당장 눈앞에 열매가 보이지는 않지만 언젠가 열매를 맺게 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악하고 패역한 시대에 상처받고 죄 속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구원받고 복음으로 회복돼서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하는 데 나와 중등부가 쓰임받기를 소망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시는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박희경 교사(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59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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