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화가 임장수의 작품 세계
세계 미술의 반열에 한국의 美 승화

등록날짜 [ 2009-06-30 14:17:39 ]

러시아 국립 레핀 박물관에 소장된 이 그림은 임장수 화백이 러시아 레핀아카데미 미술대학의 유학시절에 수만 장을 연습한 끝에 완성했던 작품이다. 그가 즐겨 그리는 대다수의 풍경화가 그렇듯 그의 작품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일상생활의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림 속의 안개 낀 항구의 이른 아침에는 신선한 바다 비린내를 맡아가며 고깃배로부터 어물들을 실어 나르고 여기저기서 그물을 정리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그의 작품에는 농·어촌,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농악, 소싸움, 탈춤, 전통혼례, 바지락 캐는 여인 등 자연의 순수함만을 그리기보다는 인간의 삶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화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화가이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한껏 접목시킨 임장수 화백의 작품세계는 단순히 서양화법을 그대로 흉내낸 것이 아닌, 한국적 소재와 정신을 바탕으로 차별성을 추구하여 국제양식과 공존이 가능하도록 세계 미술의 반열에 한국의 미를 승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아 왔다.
임장수 화백은 처음부터 예술가로서의 외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시절 그 당시 흔치 않았던 자동차를 직접 타고 다녔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국내 최초로 효창공원에서 오토바이 경주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한때는 건설업에 매료되어 큰 회사를 세우고 무수히 많은 건설공사를 도맡아 일해오면서 남들이 생각해 내지 못한 다양하고 대범한 사업들을 수없이 벌이기도 했다.
본래의 전공이었던 미술에 심취하게 되면서 50대의 만학을 꿈꾸며 세계 3대 구상미술대학인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국립 레핀아카데미 미술대학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유학길에 올랐다. 무엇이든 마음 먹은 일은 기어이 해내고야 마는 도전의식과 열정의 삶이 몸에 배어 있었기에 6년간의 혹독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정교함과 생명력 넘치는 인물화와 드로잉의 정상에 서 있었다.
“붓을 잡는 사람은 그 순간부터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으로 내 인생이 즐겁고 행복하게 되었기 때문에 늘 감사하죠.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모든 욕심과 세상의 잡념이 사라지고 오직 그림 속에 몰두하여 작품 속에서의 내가 그림과 소통합니다.” 수천 점에 이르는 작품을 그의 화실 안에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칠순의 나이를 바라보는 지금도 매일같이 작품 활동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예술적 재능을 갖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요즘 한층 더 깊어져 가는 저의 신앙을 바탕으로 여생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습니다”라고 밝힌 겸허한 바람이, 앞으로도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소재로 담은 그림을 통해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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