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피아니스트이자 수도사 ‘리스트’
클래식 음악 친해지기

등록날짜 [ 2010-06-15 08:15:54 ]

성자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음악으로 표현한 ‘두 개의 전설’


헝가리 태생 프란츠 리스트<사진 왼쪽>의 피아노 곡 ‘두 개의 전설’은 성자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오른쪽 사진은 ‘두 개의 전설’ 음반 표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피아니스트이며, 즉흥연주의 대가, 화려한 테크닉을 가진 피아노의 곡예사이며, 여성편력으로 유명한 작곡가다. 그가 세상에서 불린 마지막 이름은 수도승 리스트다.

그의 인생에서 세 번의 불꽃 같은 사랑과 평범하지 못한 삶 탓에 리스트는 어느 음악가보다 칭찬과 비난을 반복해 들었으나 리스트의 내면은 삶이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언제나 수도원 생활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고 있다.

성자 프란체스코 생애 다룬 피아노곡

1862년 9월 어느 날 그의 딸 블랜디(Blandine)가 아이를 낳던 중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인해 다음 해에 리스트는 마침내 수도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수도원에서 보낸 몇 해 동안 리스트는 작은 피아노를 방에 놓고 작곡했는데, 이 시기에 작곡한 작품 중   하나가 성자 프란체스코를 소재로 한 ‘두 개의 전설’(The two Franciscan Legends)이다.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첫째 곡과 둘째 곡은 부제가 있는데, 첫째 곡은 ‘새에게 설교하는 앗시시의 성자 프란체스코’이며, 둘째 곡은 ‘물 위를 걷는 파올라의 성자 프란체스코’다.

이 두 곡의 주제로 다룬 ‘성자 프란체스코’의 전설과 같은 이야기 속 모습을  리스트는 사실적인 묘사를 하듯 수많은 음표로 표현해냈다. 

첫째 곡은 작은 새가 노래하는 것과 수풀 속 새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을 높은 음역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데 성 프란체스코가 작은 새에게 설교하여 복음을 전하는 듯 표현력이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둘째 곡은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 중 시타인레(1810~1886)의 그림에 등장하는 파올라 시절에 관한 내용으로, 성 프란체스코가 한 손에 불타는 석판을, 다른 손은 하늘을 향해 높이 쳐들고 파도 위를 걷는 모습을 묘사했다. 이 곡은 처음부터 물 위에 당당히 걸어가는 파올라의 성자 프란체스코의 걸음 묘사가 양손의 유니즌으로 조용히 시작되어 나중에는 물의 움직임과 소리를 실제로 느낄 만큼 화려하며, 드라마틱하게 구성된 빠른 템포가 단순하면서도 기교적으로는 매우 어렵고 거대함과 웅장함을 갖춰 매우 인상적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물이 흐르는 듯한 왼손의 표현은 절제가 들어 있는 악상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무리가 생길 정도로 테크닉이 필요하다.

비록 이 작품이 리스트의 다른 작품에 비해 대단한 작품에 들지 못하지만 훌륭한 사제였던 성 프란체스코의 두 가지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전설’은 많은 피아니스트가 즐겨 연주하는 곡이다. 그리고 이 곡은 수도사의 성자로서의 위대한 모습을 음악적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성 프란체스코라는 인물에 관한 리스트의 감동을 음악적으로 표현했을 뿐 종교적인 곡은 아니다.

‘두 개의 전설’에 따른 부제를 떠올리며 이 음악을 감상한다면, 여름철 더위에 지친 우리 연세중앙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리라 믿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1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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