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 유산] 세계유산 역사도시 독일 밤베르크

등록날짜 [ 2016-06-21 13:46:56 ]

중세도시 가로(街路) 체계가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 그대로 원형 잘 보존하려는 노력 돋보여

 


밤베르크(Bamberg) 시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 북부에 있는 도시로, 도시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이자 세계문화유산이다. 도시 배치와 교회, 주택 같은 건축 유산이 바로크 시대 당시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뛰어난 건축 유산 보존 사례로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밤베르크 시는 보헤미아의 바로크 양식에 큰 영향을 받은 도시로서 역사 도심을 가로지르는 3가로(街路, Gruener Markt, Lange Strasse, Sandstrasse)를 비롯해 중세도시 가로 체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

 

우선 도시의 건축 역사를 간단히 알아보자. 11세기 초 하인리히 2(973~1024)가 사교좌(司敎座)를 설치했다. 그 후 1012, 동쪽과 서쪽에 각 제단을 갖춘 독특한 교회가 건립되었다. 이것은 13세기 프랑스 랭스(Reims) 교회의 쌍탑을 본떠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한 것이다.

 

이후 두 차례 대화재를 겪은 뒤 고딕 양식으로 재건됐다. 11세기에는 구()궁전, 미하엘 교회, 야곱 교회, 스데반 교회가 건립되어 레그니츠 강 서편에 종교 중심의 도시가 조성됐다. 한편 강 동편에는 농경 중심의 평민 도시가 조성되었다. 종교 중심 도시와 평민 도시 경계인 레그니츠 강 중앙에는 구()시청사가 자리하고 있다.

 

강 동편 중심에 있는 녹색 시장은 구시청사를 거쳐 서편 언덕 위 밤베르크 교회에까지 이른다. 교회 전면에는 광장이 들어섰다. 17~18세기에 걸쳐 프랑코니아 바로크 건축가인 요한 레오나르드 딘첸호퍼(Johann Leonhard Dientzenhofer, 1660~1707)가 신()궁전(1695)을 위해 조성했다. 이외에도 기타 주목할 만한 바로크 건축물이 도시 내 산재해 있다.

 

밤베르크 시 당국은 2010, 관광국을 설치하고 별도의 안내소를 시 중앙에 두어 관광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안내소를 중심으로 관광국은 시 전체에 소재한 문화유산 해석과 활용 관련 정보 및 문화, 편의시설, 숙박시설 정보를 제공하는 관광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인접 도시와 관계성을 고려했을 때, 독일 낭만 가도(German romantic road) 내에서 파생된 독일 고성(古城) 가도(German castles road)를 눈여겨볼 수 있다. 고성 가도에는 라인 강 중상류에 있는 코블렌츠에서 현재 체코 프라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성이 즐비하다.

 

이 고성 가도 내에 밤베르크 시가 있다. 밤베르크 시는 인접 도시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관광소재를 제공한다. 실질적으로 각 시에서 기금을 마련해 공동으로 웹사이트를 운영하여 세부 관광정보를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다양한 계층을 위한 교육 제공의 장을 마련하고자 밤베르크 대학과 시청관계자, 문화·관광 도시계획 기관과 연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 활용과 관광시스템은 세계유산 연구 결과물의 다양한 해석과 홍보 체계를 통해 관광객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에게 전달된다. 특히 도시 내 위치해 역사적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시립문서고, 주립문서고, 박물관, 미술관, 대학연구소, 도서관, 시립도서관 등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독일의 역사 도시 밤베르크 시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도시가 간직한 세계유산적 가치를 잘 보존하는 데에는 다양한 계층 관계자의 장기간 노력이 있었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원형 그대로 보존하려고 하기보다 더 많은 관광객 을 유치하기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자행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로 해당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이 훼손돼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되기도 한다.

 

그 어려움을 밤베르크 시도 겪었다. 하지만 지각 있는 시민단체의 다양한 노력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즉 유산 지역 내 거주하는 시민, 시민단체, 교육관계자, 언론인 같은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이해당사자가 함께 노력해 왔기에 지금까지 원형을 잘 간직할 수 있었다.

 

소중한 역사적 유산들을 잘 보존하려면, 등재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다양한 이해당사자와 계층에게 교육.홍보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또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유지하는 보존관리, 현장관리인의 실무역량 강화, 문화유산 활용과 모니터링에 신경 써야 한다. 어느 하나도 등한시할 수 없는 항목이다. 세계유산 밤베르크 시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유산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유산적 가치 교육은 유산이 위치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로로 조기 시행돼야 한다. 장기간 교육을 통해 형성된 이해는 쉽게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유산 보존관리를 위한 공감대 형성의 지름길이고, 그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이것이 바로 세계유산 타이틀을 더욱 잘 유지하는 방법이다.

조두원

경기문화재단 책임연구원

국제성곽군사유산위원회 부위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48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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