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합창단을 인도하며 경험한 은혜
‘클래식과 친해지기’

등록날짜 [ 2016-09-27 15:12:18 ]

음악 처음과 끝 모두 창조주 주님이 역사하셔야
지휘자로서 능력도 기도해야 공급받을 수 있어



<사진설명> 13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참가한 노원구립여성합창단과 박창석 지휘자.


필자가 이끄는 노원구립여성합창단이 지난 9월 2일(금) 제13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인 구천 상임지휘자(국립합창단)는 이 대회를 두고 다음과 같은 극찬을 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할 만한 합창대회.”


그만큼 전국에서 쟁쟁한 합창단 100여 팀이 예선을 거쳤다. 그중 우리 합창단이 본선 20개 팀 안에 속한 것도 감격스러운 일인데 은상 수상까지 했다.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


합창단 35명과 함께 서울을 출발, 대여섯 시간은 족히 걸려 남해안에서 가장 큰 섬인 거제도에 도착했다. 거제도 장승포항에 가랑비가 잔잔하게 내리고 있었다.


일정이 빠듯했다. 오전 11시 개회식에 이어 오후 1시에 경연 1부를 시작했다. 오후 3시에는 경연 2부를 진행했다. 지휘자인 나와 합창단원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마음을 쏟았다.


노원구립여성합창단은 2부 첫 순서를 맡았다. 부를 곡은 ‘숲속의 메아리’와 ‘Lauda Sion(시온을 노래하라)’.


첫 곡 ‘숲속의 메아리’는 곡을 시작할 때 피아노로 첫 음을 “땅” 하고 치면 여성 합창단원들이 아름다운 새소리를 표현해야 한다. “숲숲, 지지배배, 지지배배….”


우리 차례가 뒤여서 자칫 ‘지친’ 새소리를 낸다면 청중들도 듣기 어려웠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단원들은 고음을 한껏 내서 새들의 합창을 멋지게 선보였다. 지난 4개월간 맹연습한 덕분에 생동감 넘치고 상큼한 숲속 지저귐을 노래했다.


이어 부른 ‘Lauda Sion(시온을 노래하라)’은 무반주 현대곡인데 무척 난해하다. 변박과 변조가 난무하는데도 최고난도를 선보이면서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날 ‘은상 수상’ 발표를 듣는 순간, 합창단원 모두가 환호했다. 심사위원 평은 “아름다운 발성, 파트 간에 일치된 밸런스, 소리와 화음이 하나로 융화되는 조화로움에 중점을 둬서 선정했다”고 했다.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지휘자로서 초라한 나 자신도 발견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도,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컨트롤하는 것도 내 능력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꼈다.


노래할 호흡을 주신 이도 하나님이시고, 발성 기관을 만드신 이도 창조주 우리 하나님이시다. 단원 제각각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조율할 감각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지휘자로서 하나님께 매번 기도하면서 지혜를 달라고 구했더니 단원들을 인도할 능력도 응답해 주셨다.


주님께서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셨기에 이번 대회 진행과 결실도 얻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고 인도하셨다는 고백을 하면서 글을 맺는다.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박창석
서울 노원구립여성합창단 지휘
연세중앙교회 시온찬양대 지휘

위 글은 교회신문 <4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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