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하나님을 찬양했던 음악의 아버지 '바흐'
'클래식과 친해지기'

등록날짜 [ 2016-11-15 15:45:36 ]


<사진설명>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음악회.


지난 10월 31일(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대극장에서 CTS창사 21주년 기념 '시민과 함께하는 희망! 대한민국' 음악회가 열려 하나님을 찬양했다. 필자 역시 CTS교향악단 소속 오보에 연주자로서 연주에 함께했다. 서곡은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였고, 마지막 곡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였는데, 마지막 곡은 전 출연자가 합창했다. 이날 우리 교회 청년 비올리스트 박하양 자매(연세대 재학)도 출연했는데, 부르흐(Bruch)의 작품번호 85번, '비올라를 위한 로망스'를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르간곡 연주회 서곡인 '토카타와 푸가'는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역작이다. 오르간 도입부가 매우 인상적인 이곡은, 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파국에 빠질 즈음 분위기를 고조하려고 들려주는 운명의 팡파르에 많이 사용된다.

'토카타와 푸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폭풍이 몰아치듯 격정적이고 강력한 주제를 반복하며 흘러간다. 경쾌한 부분과 음울한 부분, 화려함과 장엄함이 서로 어울려 짜 맞추듯 변화하면서 음을 겹쳐 가는 것이 특징이다.

'토카타(Toccata)'는 '손을 대다'라는 뜻이다. 풍부한 화음과 빠른 악구를 구사해 연주자의 기교와 자유분방함을 나타내는 건반 악곡이다. '푸가(Fugue)'는 '도망간다'는 의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 나간 소리가 뒷소리에 쫓겨 도망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 의미처럼 앞에서 연주한 곡을 모방해서 들려주는 형식이다.

이 두 가지를 혼합한 곡이 '토카타와 푸가'다. 바흐가 24세 때 작곡한 곡이어서 힘이 넘치고, 화려하며 정열적이다. 한평생 기독교 음악을 작곡한 신실한 성도이자, 음악의 아버지라는 바흐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쾌활한 성격이었던 바흐는 춤과 노래에도 꽤 솜씨를 보여 종종 즉흥곡을 연주하면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바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토카타와 푸가'의 작품 번호는 'BWV565'이다. 바흐는 자기 곡에 스스로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이후 후대 음악 학자가 바흐 곡을 정리하면서 바흐 이름의 이니셜을 작품번호로 붙였다. 바흐 곡에는 'BWV'라는 악보 코드가 붙었는데 '바흐 작품 목록(Bach Werke Verzeichnis)'이라는 뜻의 약자다. 따라서 바흐의 곡은 애칭을 따로 붙인 경우를 빼고 모두 작품번호로 구별한다.

레오폴드 스토콥스키는 훗날 '토카타와 푸가'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게 했다. 이날 CTS교향악단이 연주한 곡도 레오폴드 스토콥스키가 편곡한 곡이다.


우리 주님을 대장 삼아 찬양해
바흐는 악보 서두에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 '예수님의 도우심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같은 구절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만큼 음악의 대상, 찬양의 대상을 하나님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다.

일반 교향악단은 3~4일 정도 연습한 후 연주하지만 CTS교향악단은 연주를 한 번 하려고 40일간 정한 예배를 드리며 연습한다. 예배 없이는 하나님과 함께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협연자를 구하는 일, 악보 점검, 객원 연주처럼 한 번 연주하고자 준비하는 일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주님이 대장 되셔서 먼저 일해 주시기에 우리는 그저 주님의 인도대로 따라가기만 한다.

다음 주, 상록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찬양 선교차 태국으로 떠난다. 마지막 때 견고히 승리하는 찬양 일꾼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주님 오시는 길 예비하는 신부로 단장하기를 기도한다. 오직 우리 주님이 대장 되어 앞장서시리라.


<함께 듣는 음악>
바흐,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65'




/유민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졸업
세종시 필하모닉 오보에 수석
연세오케스트라 단원

위 글은 교회신문 <50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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