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독이다
‘클래식과 친해지기’

등록날짜 [ 2017-01-18 13:53:30 ]

시바 여왕의 칭찬을 기점으로
지혜의 왕 솔로몬 타락 시작돼

드라마나 영화음악, 방송의 시그널 등으로 쓰인 음악 중에서 그 멜로디가 너무나 친근해져서 원래 제목보다 영화, 방송의 제목으로 더 알려진 작품들이 있다. 가령 옛날 MBC 방송국 장학퀴즈를 시작할 때 나오는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 알레그로’를 들으면 옛날 세대 분들은 “아, 장학퀴즈 음악이다”라고 반응한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솔로몬’에 나오는 ‘시바 여왕의 도착’ 역시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여서 대부분 매우 친숙하게 여긴다. 연세 높은 세대는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음악인데?’라고 할 것이다. 아마도 과거에 텔레비전에 지나치게 빠졌던 분일수록 친숙하게 들릴 것이다. 이유는 헨델의 ‘시바 여왕의 도착’은 KBS 방송국에서 밤 12시 애국가가 흘러나오기 직전, ‘내일 방송 순서 안내’ 자막이 올라올 때 틀어 주던 배경음악이기 때문이다(QR코드 참조). 매우 경쾌하고 익숙하고 생기발랄한 멜로디를 현악기와 목관 파트가 주고받는 형식이다. 솔로몬 왕의 지혜를 얻으려고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시바 여왕 사절단의 화려함과 품위를 헨델은 이런 형식으로 표현했다.

음악은 시바 여왕의 미모만큼이나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또 시바 여왕이 한 극찬만큼이나 달콤하다. “내가 들은 솔로몬 당신의 지혜와 행적의 위대함은 실제의 절반도 안 되는군요”(왕상10:7). 솔로몬의 타락은 정확히 시바 여왕이 극찬한 이때를 기점으로 시작한다. 열왕기상 11장부터 시바 여왕의 달콤한 칭찬에 한 번 마음을 빼앗긴 솔로몬은 이방 여인들 사이에서 하나님을 잃어버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사실 끝없는 칭찬은 인류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속수무책으로 타락시킨다.

어린 자녀를 타락시키려면 계속 천재라고 치켜세우면 된다. 교회에서도 “영적 신동이다”, “부모님이 중직이니까 역시 다르다”, “신비한 체험이 남다르다”고 계속 치켜 주면 된다. 신앙이 뜨거운 새가족을 타락시키려면 연륜에 비해 빠르게 직분을 주고, 기회 있을 때마다 목회자나 장로들이 공개적으로 높여 주면 된다. 분에 넘치는 칭찬을 이길 인간은 없다.

칭찬과 평화의 시대에는 회개가 어렵고 그리되면 절망이다. 구약에도 평화를 예언하는 선지자는 그 말이 응한 다음에 믿어야 할 것(렘28:9)을 말했다. 선지자는 여호와가 우리와 함께 계셔야 재앙이 우리에게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미3:11). 주님께서 참으로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회개’하여 진짜로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죄인 하나가 회개하는 것이야말로 주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다. 성경은 회개를 단순한 뉘우침 행위로 한정하지 않고 ‘생명 얻는 회개’(행18:11),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눅24:47)라고 말씀한다. 회개하여 보혈 공로를 힘입고, 회개하여 성령을 선물로 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현대 교회의 메시지는 회개보다는 마치 ‘시바 여왕’처럼 듣기 편하고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

때론 마음의 상처나 가족이나 사회가 준 트라우마 치유에 매달리면,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남 탓하고, 내 생각, 내 몸이라고 내 맘대로 굴리고 살아온 죄, 그러면서 이전 것은 다 못박으시고 모든 것을 이루신 예수를 믿지 않은 죄.... 정작 나를 불행하게 한 그 도둑은 어디론가 숨어 버린다.

입으로만 하나님을 믿노라 하는 사람이 많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위로하는 이도 많다.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약2:19)라며 회개를 촉구하는 오늘날의 야고보는 드물다.


전문가, 고위직일수록 달콤한 소리보다 회개 메시지 필요
칭찬하는 시바 여왕의 방문은 분명 재앙이었다. 구조적으로 시바 여왕과 밀월관계에 있기 쉬운 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교수, 교사, CEO, 고위 공직자, 인정받는 예술가, 부자, 까칠한 자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이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자랑할 것’이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사람들이다. 또 주위 사람들이 ‘듣기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 동시에 주변에는 시바 여왕처럼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이 가득하다. 사람은 이런 환경에서 오래 못 버틴다. 오죽하면 사람이 피해야 할 것 중 하나로 ‘초년급제’를 꼽을까. 지위와 직분이 높을수록, 나이와 경험이 많을수록 평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를 외치는 주의 종에게 가서 들어야 하는 이유다.


동계성회는 죄 사함 얻는 회개로 내 영혼이 살 기회
이제 본격적으로 흰돌산수양관 동계 성회가 시작되었다.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성경과 예수의 하신 말씀을 믿기 시작한 제자들(요2:22)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 40일을 함께하셨다. 주께서 승천하시기 직전에 하신 말씀은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 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것과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눅24:46-48)이다.

우리 주님이 부활하셔서 살아 계시듯, 예수 이름으로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살아 있는 회개 역사는 이번 겨울 전 세계와 국내 처처에서 흰돌산수양관으로 모인 목회자, 직분자, 성도들을 시작으로 세계 열방의 불신자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또다시 확인할 것이요, 우리도 이 말씀을 맡은 증인이 될 것이다.






<함께 듣는 음악>

헨델
-‘시바 여왕의 도착’










/박성진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미래에셋증권 상무


 

위 글은 교회신문 <5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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