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구원과 영혼의 때를 아름다운 선율로
‘클래식과 친해지기’

등록날짜 [ 2017-05-09 13:46:48 ]

건강이 악화되던 즈음
자신의 죽음을 고찰하며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 작품
전반부 완성하고 사망했고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해


미완의 곡 ‘레퀴엠’
1791년 모차르트가 친구 로렌조 다 폰테에게 쓴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람은 아무도 스스로 얼마를 살지 결정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바라는 대로 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죽음’에 대한 모차르트의 고찰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죽음은 삶 가장 가까이에 존재한다. 사람들은 ‘죽음’을 끝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구원’의 확신을 믿고 천국을 소망하기 때문에 죽음 후에 맞는 영생으로 말미암아 기쁨과 감사가 넘친다.

‘레퀴엠(requiem)’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가 1791년에 작곡했다. 레퀴엠을 작곡하던 중 모차르트가 사망했기에 미완성으로 남았다. 모차르트는 레퀴엠 중 ‘인트로이투스(Introitus, 입당송)’ ‘키리에(Kyrie, 불쌍히 여기소서)’ ‘세쿠엔치아’(Sequentia, 연속된 노래들), ‘오페르토리움’(Offertorium, 봉헌송)을 부분 작곡했다. 즉, 노래 성부와 베이스, 관현악의 주요 음형만을 악보로 남겼다. 모차르트 사후에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의 스케치를 토대로 곡을 완성했다. 따라서 곡 전반부와 후반부 느낌이 다르다. 레퀴엠 각 곡을 차례차례 살펴보고 중요 가사를 음미하면서 곡의 분위기를 전한다.


<사진설명> 레퀴엠 중 입당송(Introitus) 초입 부분. 모차르트 자필 악보다.

마음을 뒤흔드는 가사
레퀴엠은 모두 1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곡 ‘인트로이투스(입당송)’는 곡 전체 분위기를 지배한다. “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시옵소서. 끝없는 빛을 그들의 머리 위로 비춰 주시옵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라고 노래한다. 레퀴엠의 장엄한 분위기를 암시한다.

제2곡 ‘키리에(불쌍히 여기소서)’는 ‘이중 푸가’로 시작한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가사에 붙여진 장대한 음악이다.

제3곡 ‘세쿠엔치아’(연속된 노래들)는 전반부 구성의 정점에 도달한다. 곡명처럼 모두 6부분으로 구성된다.

■진노의 날(Dies irae)은 “이날이야말로 진노의 날이여, 세상은 재로 화할 것이요. 사람들의 두려움은 어떠할 것인가. 심판의 날이 다가올 때”라며 긴장감을 잇는다.

■경이로운 나팔 소리(Tuba mirum)는 베이스 솔로로 시작해 “나팔, 경이로운 나팔 소리 울려 퍼지네. 온 세상 무덤 속 사람들 왕좌 앞에 모으리라”고 노래한다.

■전능하신 하나님이시여(Rex treme-ndae)는 “위엄의 왕, 대가 없이 우리를 구하시니 긍휼의 근원이시여, 그때에 우리를 도우소서”라며 하나님의 위엄을 표현하고자 점 음표를 사용해 리듬을 살려 주고 긴박감을 더한다.

■헤아려 주소서(Recordare)는 “거룩하신 예수님 기억하소서. 최후의 심판에 죄를 용서하소서”라는 가사가 포인트인 긴 악곡이다. 차분하게 시작하고 현악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심판으로 저주받은 자(Confutatis)는 “사악한 자들을 깨워 꺼지지 않는 불로 심판하실 때 나를 부르사 주의 성자들로 둘러싸소서”라고 노래한다. 격정적인 남성 합창과 구원을 비는 여성 합창의 대조가 돋보인다.

■눈물의 날(Lacrimosa)은 “아! 비탄의 날이여. 죄로부터 일어날 때 인간의 죄는 심판을 받고. 예수님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라는 가사가 애절하고 서정적이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창작력이 돋보인다. 모차르트는 이 곡의 여덟 마디에서 작곡을 중단했고, 이후 제자 쥐스마이어가 나머지를 완성했다.

제4곡 ‘오퍼토리움’(봉헌송)은 2부로 구성돼 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Domine Jesu)’와 ‘주께 바칩니다(Hostias)’다. 모차르트는 ‘눈물의 날’에서 중단한 악상을 ‘오퍼토리움’에서 이어 나갔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는 “영광의 왕, 주 예수 그리스도. 죽은 모든 성도의 영혼을 지옥 형벌과 깊은 구렁에서 구원하소서”라고 노래한다. 전체 합창이 같은 선율을 노래하는 이 부분은 어둠에서 구원해 거룩한 빛의 세계로 이끌어 달라는 내용을 묘사한다.

‘레퀴엠’은 이 밖에 제5곡 상투스(Sanctus, 거룩하시다), 제6곡 아뉴스 데이(Agnus Dei, 하나님의 어린양), 제7곡 코무니오(Communio)으로 구성돼 있다.


레퀴엠 주제 삼아 정기 연주회 열어
필자가 지휘하는 노원구립여성합창단이 5월 16일(화) 저녁 7시 30분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모차르트의 작품 ‘레퀴엠 D단조(K. 626)’를 주제로 정기연주회를 열고 이 중 ▲레퀴엠 ▲진노의 날 ▲눈물의 날 ▲주 예수 그리스도여를 선보인다.

‘모차르트 레퀴엠’ 외에도 한국 가곡과 뮤지컬 같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공연한다. 관객에게 주님의 은혜를 전하는 무대로 꾸며져 있다. 완연한 봄을 맞아 모차르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장르를 접하며 봄을 만끽해 보는 것을 어떨까. 남성 성악 앙상블 팀인 챔버오케스트라가 특별 게스트로 참여해 재치 넘치는 곡을 선보인다. 올봄, 멋지고 즐거움 가득한 정기연주회가 되리라 예상한다.





/박창석
서울 노원구립여성합창단 지휘
연세중앙교회 시온찬양대 지휘




위 글은 교회신문 <52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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